창업박람회의 '사장하자'는 유혹, '대리기사'에게서 배우는 15시간 노동과 전 재산을 지키는 생존 루틴
과장하지 말고 사장하자는 창업박람회의 실체
창업박람회의 실체: '기술자'와 '영업사원'이 초보 창업자를 '먹이감'으로 삼는 곳
초보 창업자들이 창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창업박람회 참가입니다. 수많은 부스들이 각자의 브랜드 우수성을 홍보하며, 합리적인 본사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내세웁니다. 모든 브랜드 홍보 배너에는 수천만 원, 수억 원 매출은 물론, 순수익으로 2천만 원, 3천만 원을 가져간다는 점주들의 사례가 즐비합니다.
뉴스 기사에서 자영업이 어렵다는 말이 넘쳐나지만, 이곳은 다른 세상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나온 브랜드들이 어떤 검증과 필터링을 거쳤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겉으로 보면 초보 창업자들을 위한 객관적인 정보의 장처럼 보이지만, 결국 주최 측도 사업이고, 프랜차이즈 본사도 사업일 뿐입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착한 본사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습니다. 자기들끼리 수억 원 매출을 외치고, 대박을 약속하지만, 그 브랜드의 실제 가맹점 상태나 대표자의 신뢰도를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술자들은 문제 많은 브랜드를 폐업시키고 신분 세탁 후 또다시 새로운 브랜드를 들고 나오기까지 합니다. 그들에게는 지금 창업 부스 앞에 줄 서 있는 초보 창업자들이 사실상 먹이감에 불과합니다.
창업박람회는 주최 측도 사업체이며, 초보 창업자들에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를 제공한다고 하지만, 창업자들이 주최 측에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닙니다. 주최 측의 주요 수익원은 박람회 부스비를 내는 프랜차이즈 본사입니다. 즉, 박람회를 통해 계약을 많이 성사시키는 것이 주최 측의 능력이 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사를 내보내며, 잡지를 발행합니다. 겉으로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광고판에 불과하고, 누구도 창업을 말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영업사원들이 "대박 창업"을 외치며 초보 창업자들을 유혹합니다.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사실상 계약을 따내지 못하면 생계가 막히는 영업사원들의 사활이 걸린 자리입니다. 이번 박람회 참가에 투자했으니 반드시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가득한 곳입니다. 그래서 창업을 좀 아는 사람들은 이제 창업박람회를 가지 않습니다. 프랜차이즈 기술자들의 일부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창업박람회 자체를 사기꾼 집단으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20살짜리 대학생이 사회초년생으로 쏟아져 나오듯, 매년 초보 창업자들이 예비 자영업자로 진입하며 다시금 창업박람회 참가를 창업 준비의 필수 과정으로 생각하고 집결합니다. 창업 기술자들은 초보 창업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고 있으며, 결국 계약을 따냅니다. 마치 알에서 깨어나 바다로 나가려는 새끼 거북들이 모래사장에서 천적들에게 잡아먹히는 것처럼, 초보 창업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들에게 먹이감이 됩니다.
가계약, 점포 계약, 가맹 계약 등 무엇이든 일단 코를 꿰어버립니다. 얼마가 어떻게 들어가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수백만 원을 선불로 내고 계약을 진행하게 됩니다. 초보 창업자들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공격적인 영업사원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수렁에 빠져듭니다.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물론 모든 프랜차이즈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것처럼,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어렵습니다. 어렵다 보니 서로 대박을 외치며, 제한된 창업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창업박람회의 광고 판촉 구조
주최 측은 결코 창업자의 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들도 사업체이며, 프랜차이즈 본사가 핵심 수익원입니다. 박람회장에서 초보 창업자들이 보고 읽고 듣는 모든 것이 사실상 광고입니다. 공신력 있는 뉴스 기사 형태의 콘텐츠, 전문가의 분석을 빙자한 창업 잡지, 조회 수 높은 유튜브 창업 방송 모두가 광고판입니다. 그 위에서 초보 창업자들에게 "대박 창업 뽕"을 주입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들도 사업이고 생계가 걸려 있는 만큼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그중에는 너무나도 나쁜 행태들이 지금도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초보 창업자가 감당할 수 없는 월세 400~500만 원짜리 매장을 계약하게 하고, 2억밖에 없는 사람에게 3억을 쓰게 하며, 본사 대출 알선, 주류 대출, 기물 렌탈, 신용대출, 카드론까지 모든 금융 수단을 끌어쓰게 하는 사람들. 일단 계약으로 옭아매고 초보 창업자들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매출 수천만 원, 수억 원을 약속하지만, 그 약속을 책임질 수 없는 사람들. 지금 저 박람회장에는 기술자, 업체 관계자, 그리고 초보 창업자들만 있을 뿐입니다. 이 바닥을 잘 아는 사람들은 박람회장에 없습니다.
저 또한 한때 박람회 주최 측으로부터 수없이 많은 섭외 요청을 받았지만, 오래전 한두 번 참가해 보고 나서 발길을 끊었습니다. 창업에 대해 아예 무지한 상태에서 막연한 성공의 기대감으로 강의를 듣는 창업자들을 보고 황당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모아 "오픈하자마자 1억 매출? 2천만 원 순수익?" 같은 극소수 성공 스토리를 남발하는 모습을 보며 두 번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객관성과 전문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까지 가세해 원팀을 이뤄 초보들을 유혹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긴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과장 말고 사장하자? 이게 지금 창업박람회에 걸린 슬로건입니다. 과장그만두고 바로 사장으로 바로 성공할 수 있다? 현실에서는 결코 자주 일어나지 않는 꿈같은 이야기를 하는 창업시장에서 개인적인 저의 이야기를 좀 해보려 합니다.
'대리기사' 아저씨의 비극: 1~3년의 몰빵 실패 후 깨달은 '내 몸' 노동의 가치
저는 술을 자주 마시다 보니 대리기사님을 굉장히 많이 봅니다. 그렇게 대리기사님을 부르고 타면, 술 마시면 자는 습관이 있어서 잠들지 않으려고 뭔가 자꾸 물어보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음악 있으세요? 틀어드릴게요. 집이 어디세요? 그럼 저희 집 갔다가 바로 퇴근하시면 되겠네요. 날 추운데 퀵보드 안 추우세요? 안면 마비될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이분들의 과거가 나오게 되는데 생각보다 꽤 근사한 과거들이 많이 나옵니다. 꽤 괜찮은 직장, 그리고 꽤 괜찮은 사교육도 해주었던 아빠, 외국에서 공부했던 이야기.
그런데 이 대리기사를 하기 전에 꼭 뭔가를 했더라고요. 투자라는 말을 많이 하세요 정확히 어떤 투자인지는 명확하진 않지만, 회사를 그만두고 뭔가 의욕적으로 했었던 일들이 있더군요. 자영업도 있고, 뭔가 크게 차린 경력이 있습니다. 사장이 된 것입니다. 직장에서 과장이든 부장이든 임원이든 다 불문하고, 퇴직하고 사장을 꿈꿨던 것입니다. 그것도 본인 역량을 과신한 나머지, 한순간에 끝날 만한 일에 도전한 것입니다.
여기서 특징이 있는데. 20년 된 사업이 망했다거나10년 넘게 잘해 오던 게 어떤 계기로 망했다는 사람은 드뭅니다. 짧게는 1~2년 길면 3~4년 모은 전 재산을 다 몰빵하고, 그 전에는 전혀 본인 모습이라고 상상도 못했던 대리기사를 지금 하고 있는 것인데, 대리기사하기전에 얼마나 많은 이력서를 넣었겠어요? 그게 다 안 되었던 것이고, 월급이 적더라도 한 달 꼬박꼬박 노동 임금이라도 줄 만한 곳에서도 써주지 않고, 평택 공장 하루 30만 원 일당 준다고 해서 가보기도 했지만, 체력과 요령도 없어서 무시당하고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 대리기사 아니면 배달기사였던 것입니다. 이것 역시 처음엔 힘들었지만, 그나마 1~2년 해보니까 익숙해져서, 이젠 자신의 과거도 담담하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까지 느껴지게 된 것입니다.
오후에는 배달기사를 뛰고, 밤, 새벽에는 대리기사를 뜁니다. 그렇게 버는 한 달 수입은 500만 원. 몸은 힘들지만, 그래도 이젠 어쨌든 내 몸뚱이 하나 이용해서 잘 안 풀리는 달에도 400만 원 정도는 가져갈 정도 되고, 조금 빡세게 하면 600만 원까지도 가능한 그런 아저씨가 된 것입니다. 이자라도 갚을 수 있게 되고, 남에게 손 안 벌리고, 집에 생활비라도 이젠 가져다 줄 수 있는 안도감이 생긴 아저씨. 자신이 열심히 하는 일이 확신이 없고, 의심이 생기고, 미래를 알 수 없으면 지금 돈을 벌어도 불안하고 불행합니다. 하지만, 대리기사를 할지언정 내 몸 이용해서 한 달에 얼마 정도는 가져간다는 확신이 생기고, 인생에 의심이 없어지면 이번 달 좀 죽 쑤어도 다음 달 열심히 하면 되지 하면서 안정적이고 마음이 편해진 것이죠
사업가의 루틴: 성공은 '15시간 이상 일하는 루틴'을 체화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여기서 포인트는 인건비 안 쓰고 내 몸뚱이로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면서 원가가 낮으면…. 생존한다는 자영업의 공식이 여기서도 나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만약에, 정말 만약에 말입니다. 그 대리기사분이 처음부터 사업을 하지 말고 이 대리기사부터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처음부터 전 재산 투자하지 말고 배달기사부터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장 말고 사장하지 말고…. 과장 말고 대리로 내려갔으면 어떻게 인생이 바뀌었을까?
15시간의 법칙
지금 사업하는 사람들과 안정적으로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 그렇게 생존을 확정 지은 그런 사람들…. 하루 몇 시간 일하는 줄 아시나요? 그들 대부분, 하루 15시간 이상 일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꿈에서도 일합니다. 퇴근이 없어요. 가게에 몸이 없어도, 회사 사무실에는 없어도, 그들은 언제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직장인과는 일하는 물리적인 시간의 양 자체가 다릅니다.
만약 이글을 보는 당신이 정말 장사꾼으로, 자영업자로, 사업가가 되고 싶은 게 진심이라면, 어떤 일을 하든지,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는 루틴부터 만들어야 해요. 아침 장사하는 해장국집에서 주방 알바 뛰고, 점심부터는 그 동네를 다 훑고 다닐 수 있는 배달기사를 뛰고, 밤에는 호프집 주방에 들어가든지, 대리기사를 하든지…. 그렇게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면, 어떤 일을 해서 시간을 보내던지, 그것이 사업가의 루틴입니다.
그런데 과장 말고 사장을 꿈꾼 그 사람들은, 자영업자의 삶과 사업가의 삶에서 완전히 역행하는 꿈을 꾼 것입니다. 뭔가 미지의 세계에 자기 전 재산을 넣고, 하루 15시간 이상 일하는 건 커녕 내 몸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인건비를 써서 남의 몸을 이용해서 해 보려다가 위기가 오고, 화들짝 놀라서 뒤늦게나마 열심히 해보려고 하지만, 뭘 열심히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지금 망하고 있는 초보 창업자들의 대부분 불행한 이유도 위기 상황에서 열심히 할 자신은 있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인 데서 옵니다. 잘 모르면, 다시 내 몸뚱이 하나 이용해서, 하루 15시간 일하면서 원가가 낮은 일부터 밟아 가면 되는데 그것마저 용기가 없어서 시작도 못 하게 되는 것입니다.
창플식 올바른 투자: 퇴직금은 지키고 '15시간 루틴'으로 경험을 구매하라
만약, 그 대리기사님이 퇴직금 3억 원을 '과장하지 말고 사장하자'를 외치는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에 나온 유망 프랜차이즈에 몰빵해서 창업을 했던 것이 아니라 이렇게 했다면 어땠을까?
“퇴직금 3억원을 그대로 통장에 두고, 가족들 모아두고, 난 퇴직했고 우리 가족 살리기 위해 또 다른 삶을 살 거야. 하지만 퇴직금은 건들지 않을 거야. 이건 1년, 아니 2년 뒤에 나의 창업자금이 될 거야.
아침에 김밥집 나가기로 했고, 점심엔 배달기사 뛰어야 해서, 이번주말부터는 캠핑 없어, 놀러가는 거 없어, 외식 없어. 아빠 오토바이 연습해야 돼. 밤에도 배달기사 뛰든 대리기사 뛸 거야. 앞으로 내 얼굴 볼 일도 별로 없을 거고, 당분간 일이 서툴테니 생활비도 그 전보다 적을 수 있어.
친구도 안 만날 거야 그동안의 인연 다 끊고 누가 아빠 어디 갔냐 물어보면 해외 출장갔다고 해. 나 이거 성공 못 하면, 우리 가족 전체가 실패하는 거야 우리 가족들도 그 점 알고 같은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줘. 아빠 응원해줘.”
아마 가족들은 처음엔 황당해하다가도 진심과 간절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아빠 고생하는데 우리도 같이 힘을 보태야지, 하면서 오히려 강력한 리더쉽이 생길 것입니다.
그렇게, 하루 15시간의 루틴으로 살다가, 그 동네를 알게 되고, 장사하는 사람들 패턴도 알게 되고, 그러다가 누가 봐도 좋은 점포를 찾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쳐 쓰러진 사람들이 헐값에 내놓은 매장을 구할 수도 있고, 또 그렇게 인연되어 경험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창업을 하고, 또 그 안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사람 안 쓰고 내 몸으로 남들 공산품 쓸 때, 직접 시장보고 쉬운 메뉴라도 퀄리티 있게 손님들을 맞이하면서 자리를 잡았다면…. 내가 뭘 열심히 해야 하는 지 아는 상황에서, 의지를 가지고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그 3억원을 투자했다면 그 대리기사님의 인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창플 법칙,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해야 사장이 될 자격을 얻는다
거의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지금 제가 이야기한 성장루틴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태만 달라요. 따라서 창업을 하더라도, 내가 감당할 수있는 선의 투자금을 가지고, 내 몸을 갈아 넣는 다는 마음으로 사람 쓰지 말고, 발품을 팔고, 하루 15시간 일한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해야 합니다.
창업에 있어서 정답은 없어요. 실제 경험을 통한 각자의 답만 있을 뿐입니다. 무조건 밑으로 내려가서 다시 시작할 생각을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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