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0년 셰프를 무너뜨리는 '호텔식 인건비 시스템'의 함정
다이닝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칸스의 기회
20년 이상을 요리를 배운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그러면 20년의 습관이 밴 사람이죠.
그러면 모든 시스템은 그 20년 동안 옳다고 배운 그 습대로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스승님이 있고, 소중한 젊은 날을 열심히 지내온 세월이 있죠.
그 세월은 값진 세월이죠.
처음엔 호텔이라고 하는 곳에서 배웠을 겁니다.
왜냐면 그곳이 가장 높은 곳이니까 말이죠.
그게 아니면 좀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배웠겠죠.
하지만 그 유명한 레스토랑 역시 호텔을 경험한 누군가가 시스템을 잡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 호텔에 오는 손님들은 엄지척을 합니다.
그 맛에 홀려서 엄지척을 하기도 하지만, 카더라통신을 통해서 나도 맛있게 느껴야 하나부다를 생각하면서 엄지척도 하고,
큰돈 써서 즐기는 건데 내 돈값어치를 망칠 수 없기 때문에 너무 맛있고 좋았다 하면서 엄지척을 할 수도 있고,
그냥 그 호텔이라 그 권위에 눌려서 맛있다고 혀가 복종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맛있게 내가 대접한 손님..
나 때문에 온 게 아닙니다. 접객영업을 호텔이 한 것이죠.
그런데 그렇게 맛있게 먹은 고객들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가게를 차립니다.
그리고 자신이 이루어온 성과와 명성을 이용해서 가성비를 외치는 겁니다.
호텔과 똑같은 퀄리티에 반가격!!
신라호텔뷔페 15만원할 때, 비슷한 퀄리티로 가성비로 만든 토다이나 마키노차야처럼
호텔일식코스 가이세키 30만원할 때 청담동 한남동 15만원에 즐길 수 있는 갓포집을 차리는 것처럼
그렇게 가성비를 준겁니다.
다이닝은 '원팩' 불가: 월 1억 매출을 팔아도 대출 이자 못 내는 구조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가령 이런 겁니다.
다이닝 말고 그냥 캐주얼일식당이라고 쳐봅시다.
이러면 우동공정을 담당하는 면잡이가 있을 겁니다.
돈부리덮밥공정을 담당하는 공정이 있을 겁니다.
회를 담고 재료를 담아 완성하는 벤또공정이 있을 겁니다.
그것들을 고명 얹고 전체를 조율하는 주방장이 있을 겁니다.
거기에 그릇들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설거지하고 잡일 하는 설거지까지 있을 겁니다.
이러면 장사가 잘 되든 안 되든 5명이 세팅이 되는 겁니다.
이러면 한 명당 300만원씩만 잡아도, 한 달 1500만원이라는 고정비가 생기는 것이고,
이러면 최소 5천만원은 팔아야 본전이라는 손익분기가 생기게 됩니다.
한마디로 결과론적인 5천만원이라는 매출을 잡고, 인건비 세팅을 하는 겁니다.
이러면 총 30%의 인건비율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들이 그 공정을 줄이려고, 원팩제품 반조리제품까지 써가면서 그렇게 인건비를 줄이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다이닝은 그럴 수가 없어요..
원팩을 쓸 수가 없습니다. 그건 다이닝이 아니에요.
전처리를 해도 맛을 생각하면서 해야 하고, 그리고 그런 캐주얼일식당에 들어가는 정도의 인력으로는 운영이 안 됩니다.
적어도 실력이 있어야 하고, 할 일이 무지하게 많죠.
앞서 이야기한 우동공정, 돈부리공정, 벤또공정 이런 정도의 공정이 아니라 공정이 더 세분화됩니다.
이러면 5명으로 안 되는 겁니다.
최소 7~8명을 쓰게 되는 것이고, 인건비는 1500만원이 아니라 3000만원이 되는 겁니다.
이러면 30%의 인건비율을 맞추려면 1억을 팔아야 본전이 되는 손익분기가 완성되는 겁니다.
1억을 팔면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아요.
1억을 팔면 일단 생존이 가능합니다.
그러다가 명품이 돼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더 고객들이 축적되고 6개월, 1년 예약이 다 차버리듯이 브랜딩이 되면 걱정이 없을 수도 있어요.
매출 '이빨 빠짐'과 특단 대책이 순식간에 적자를 키우는 과정
그런데 문제는 호텔에서 일할 때는 손님이 그냥 왔단 말이죠.
그래서 계산이 간단했어요.
1억만 팔면 1000만원은 가져가니까 가게 유지는 가능하다.
호텔에서 20만원에 파는 거 나는 10만원에 파니까 손님들은 무조건 올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그 손님이 오게 하는 것, 내가 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다 하라고 하길래 해보니까
1억을 팔아도 임대료, 인건비에 따로 마케팅비를 쓰니까.. 남는 돈은 고작 500만원.
화려한 주방진용을 갖추고, 월매출 1억을 파는
손님들이 엄지척 따봉을 외치는 매장의 근엄한 표정의 오너셰프인데..
이번 달 대출이자를 못 내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나를 믿고 따라와 준 후배 셰프들
그리고 여태껏 내가 쌓아온 명성.. 그리고 십수 년을 일해서 투자한 가게.. 내 재산의 전부..
위기임을 알고서도 손절을 못하죠.
다음 달은 나아질 거야
내년에는 나아질 거야
문제는 그렇게 가성비 있다고 엄지척을 했던 1인가격 10만원이라는 돈이
20만원짜리를 먹던 애들이 봤을 때 가성비라고 얘기했는데..
그 가성비라고 먹었던 손님들이 한 번씩 다 콘텐츠 소비를 하고 떠나서 없어지고,
남은 수요들은 앞뒤안재고 그냥 그 10만원이라는 금액자체가 비싼 겁니다.
그 사이 호텔과 가성비 다이닝을 왔다 갔다 했던 수요들은 또 다른 신상 다이닝에 가죠. 또 안 오죠.
그러다 보니,
매출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빵꾸가 나는 겁니다.
원래 20개 좌석 2바퀴가 돌아야 하는데..
토요일은 딱 다 돌았는데 일요일에 6개 좌석이 비는 겁니다.
다음 주는 아닐거야 하고, 또 야심 차게 준비를 식재료 준비 다해놨는데..
토요일 일요일은 다 찼는데
왜 금요일이 6좌석이나 비는 거야?
황당하게 그렇게 이빨 빠지듯 비니..
합계 매출이 9000만원이 나오게 됩니다.
이러면 총 1000만원매출이 빠진 거지만, 오너셰프는 일단 표정관리가 안 됩니다.
매일매일 열심히 일해서 월급 받아 모아서 차린 가게인데..
지금 대출이자를 못 낼 판이죠.
일단 현금은 돌다 보니, 일단 더 열심히 해보자라고 합니다.
어느 사이트에 올려보자 마케팅을 연구하고,
예약한 사람에게는 품격 있는 칵테일을 한 잔씩 주자라고도 하고,
생일이나 기념일 같은 사람에게는 할인도 약간씩 해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인플루언서에게 자리를 예약해 주면서 셀프 이빨 빠진 장사를 합니다. 미래를 위해서 하는 투자죠.
하지만 그 오너셰프는 돈이 없어요.
지금 이대로는 3개월도 못 버티는데.. 장사는 잘 되는 것처럼 보여요.
고작 4~5 좌석만 빌 뿐이니 말이죠.
그런데 지금 차있는 사람도 할인으로 온 사람, 공짜로 앉아서 먹는 사람 다 섞여있다 보니,
똑같이 9천만원 매출임에도, 계산해 보니 1000만원이 까졌어요.. 적자가 난 겁니다.
그러다 보니, 특단의 대책을 세웁니다.
솔직하게 팀원들에게 현재 상황을 얘기하고
더 열심히 해달라고 이야기도 하고, 그중 또 기특한 팀원은 식재료를 더 철저히 관리해서 원가율을 낮춰보겠다고도 하고 메뉴개발에 쓰는 식재료도 좀 아끼겠다고 하고, 또 어떤 착한 팀원은 노쇼가 문제라며 노쇼를 못하게 아예 예약금을 1만원 이러지 말고 음식금액의 반을 먼저 입금하라고 하자고 제안을 하기도 합니다.
근데 계산해 보면 식재료 아껴봐야 전체 매출의 1프로 2프로밖에 안 되고,
이미 이빨 빠진 예약구조에 겁나게 절반을 먼저 걸라고 하니까, 오히려 예약이 줄어버렸죠.
그렇게 식재료를 아껴서 3프로 원재료를 아꼈지만,
매출이 1000만원이 줄어들면서
매출 8천만원이 되면서.. 1500만원의 순적자가 납니다.
부랴부랴 여기저기서 돈 끌어와서.. 나는 아무리 어려워도 직원들 월급안주는 사장은 아냐..
속으로 외치며 돈 끌어다가 월급 주고, 다음 달 상황도 똑같이 1500적자..
이대론 진짜 죽겠다 싶어서 항복을 합니다.
그렇게 가게를 내놨지만, 찾아오는 콘셉트로 잡은 가게라 어차피 가게자리가 잘 나가는 자리도 아니고, 그냥 헐값에 날리고,
나머지 퇴직금 정산과 이것저것 못준 돈도 주다 보니.. 평생 호텔에서 번 돈을 다 날린 것은 물론, 빚만 수억..
이게 지금 처음엔 어디 호텔 출신에 어디 레스토랑 유명셰프에게 배운 경력 십수 년의 오너셰프..
그 매장초반에 근엄한 표정으로 야심 차게 시작한 오너셰프의 마지막입니다.
호텔시스템을 가지고 전혀 다른 환경의 골목에 와서
접객과 손익분기와 수요확장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 된 상태에서 1~2년 동안 희망을 품다가 장렬하게 산화..
이미 한 달 한 달 써야 할 생활비와 늘어난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서,
가오 때문에도 힘들지만, 다른 식당에서 받는 급여로는 유지가 안 되다 보니..
닥치는 대로 상하차도 하고 배달도 하고 대리도 하고..
그동안 죽어라고 열심히 성실하게 살았던 습관은 또 남아있어서
그 마저도 적응을 잘해서 한 달 400~500만원 벌면서 생활하는 상황
칸스 다이닝'으로 증명된 해법: 주방 시스템의 혁신
이게 지난 몇 년 동안 무지하게 망해나간 다이닝 창업의 끝입니다.
그리고 그 장렬하게 산화한 멋있었던 셰프형님의 말로를 보고, 이제 더 이상 도전하려는 후배셰프들이 없어요.
그리고 그 망한 셰프들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상황.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다이닝의 수요.. 오마카세의 수요가 없어졌을까요?
다이닝은 언제나 수요가 있죠.
그냥 식사보다 제대로 차려진 정찬을 즐기고 싶은 수요는 언제나 있는 겁니다.
식사가 아닌 정찬
그런데 그전 다이닝에서 제시한 가성비는, 호텔에서 파는 음식에 비해서 가성비라는 건데
당연히 호텔급 식재료에 호텔에서 일했던 인력들이 대접하는 비용인데 10만원대라는 금액은 정말 가성비가 있는 건데..
1인 10만원대 정찬을 가성비 있게 느끼면서 즐길 수요가 그만큼 되냐는 겁니다.
수요확장이 안되고,
찾아가는 요소가 많다 보니
신상이 오픈하면 또 그곳으로 몰리고,
결국 수요확장이 안 되는 상태에서 그 얼마 없는 수요마저 나눠먹기 하면서 손익분기를 이빠이 올려놓고 매출이 이빨 빠지듯 빵꾸 나면??
판매루트를 다양하게 해서 배달을 할 수도 없고,
식사예약을 밤 9시 10시에 하는 것도 아니고,
딱 받아야 할 시간 딱 하루 두타임인데.. 그 시간에 안 차면 망하는 거죠.
맥스로 돌려야 간신히 생존하는 구조로는 살 수가 없죠.
그런데 만약에 그 시스템을 바꾼다면?
5명 이상을 써야만 하는 시스템을 바꾼다면?
호텔대비 가성비가 아니라, 일반식당과 비교해서 가성비라면?
프리미엄이라고 불리는 제주 돼지갈비 1인분 18,000원짜리,
3인분시켜서 된장찌개, 계란찜, 소주, 맥주 먹고 나왔는데 두 명이서 8만원??
그런데 그 8만원으로 다이닝을 즐긴다면?
둘이서 양대창집 가서 몇 인분에 쏘맥 먹고 따닥따닥 붙어서 시끄러운 고기냄새 배는 곳에서 나왔는데 10만원이 나왔는데..
그것보다 훨씬 더 고급지고 정찬처럼 즐겼는데 10만원보다 싸다??
(창플 제안) 고정비 낮춰 '2천 팔아 700 남는' 생존 장사를 하라
그게 바로 창플이 이야기하는 다이닝창업의 본질이죠.
그렇게 합정동 핫플레이스 라라와케이가 생겼고,
철판요리전문 초이스테판과 타임투테판이 생겼고,
멕시칸 다이닝 칸스 다이닝이 생겼죠.
지금 합정동에 사케 다이닝 테를 만드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죠.
많은 메뉴들이지만,
호텔시스템이 아니라 주방에서 혼자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일반식당이나 고깃집에 가도 그 정도 가격 나오는데, 이곳 다이닝은 그것보다 더 비싸지도 않은 다이닝이라니..
꽉 안 채워도 혼자서 주방을 보니
오늘은 좀 안 되는 날인가 보다 하고 넘어가도 되고, 손해나봐야 주방에서 혼자 보는 내 인건비 손해지
장사 안 돼서 그 수많은 팀원들 같이 일 안 하고 놀아도 줘야 하는 인건비는 없는 거고
그렇게 충분히 시간을 두고, 생존을 하면서 브랜드가 알려지는 시간도 벌고,
고정비가 낮으니, 손익분기가 낮고 자칫 꽉 차는 날이면 효율이 극대화되는 매출이 나오죠.
1억이 아니라, 2천 팔아도 700~800이 남고 3천 팔면 대박 남는 장사가 되는 겁니다.
다이닝의 수요는 없어지지 않았고,
이제 그곳에서의 함께 나눈 시간의 경험을 동반한 정찬을 예약하는 문화는 확산되었고,
그 모든 것이 다 올라서 1인 3~4만원이라는 금액은 고깃집가도 그 정도는 나와.. 하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에
지금 다이닝창업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더 좋은 건,
그렇게 시스템을 잘못 잡아서 시설 좋게 해 놓고,
망해서 헐값에 내놓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풍 지상층 물건이 많다는 겁니다.
우린 그들의 실패가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는 생존하기 위해서 그런 물건을 잡아서 다이닝창업을 해야만 합니다.
그게 죽지 않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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