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원 소주의 탄생 원인, '가처분소득 계층'의 몰락이 만든 노동 가격 붕괴와 외식 시장의 종말
2,000원 소주의 탄생의 원인.. 노동자들과 프리랜서들의 몰락
소비의 주체: '가처분소득 계층'이 외식 시장의 실질적인 엔진인 이유
가처분소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처분이 가능한 소득이라는 말인데, 내 맘대로 처분이 가능한 소득을 가처분소득이라고 불러요.
이 가처분소득은 사실 GDP 성장률 하고 관련이 높습니다.
나라가 성장하려면
정부가 세금으로 돈을 써야 하고, 수출기업들이 달러를 벌어야 하고, 민간이 투자를 해야 하고,
결정적으로 내수라고 불리는 소비가 일어나야 하는데..
이 소비의 주체 중 정말 중요한 계층이 누구냐면, 바로 가처분소득인구들.
자기 맘대로 돈 쓸 수 있는 사람들.. 일용직노동자분들이 거의 여기에 해당됩니다.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인테리어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플랫폼노동자들
지적프리랜서들
이 분들은 수입이 불규칙합니다.
뭔가 계획적으로 하기가 힘들어요
직장인들은 많던 적던 월급이라는 걸 받습니다.
그리고 4대 보험, 퇴직금도 있죠,
그래서 자신의 수입을 계획적으로 관리합니다.
이거 떼고 저거 떼고 남은 돈으로 소비..
이러다 보니 실제로 가장 짠물소비를 하는 사람들은 다 직장인들이에요.
경기가 어렵고 환경이 안 좋고 모든 것이 다 올랐기 때문에 직장인들은 더욱더 계획적으로 소비를 하게 되죠.
돈 많은 부자들이 하루 10끼 먹어주는 것도 아니고,
결국 실질적인 먹고 마시는 소비를 가장 쿨하게 하는 사람들이 바로 가처분소득인구들이죠.
이 분들은 대개 자산은 없습니다. 취미도 없습니다. 몸으로 일하기 때문에 고단합니다.
그 고단함을 달래기 위해, 기껏 쓰는 건 내 몸에 돈 쓰는 겁니다. 먹는 거에 쓰는 거죠.
직장인들 5천원짜리 편의점도시락으로 때울 때, 순댓국 12,000원짜리에 수삼도 올리고 소주도 한 병 시켜서 드십니다.
낮에도 수육 하나 더 얹어서 소주 한 잔 걸치고,
동태탕 한 그릇으로 안 끝내고 동태전에 막걸리까지 시켜드시는 분들이죠.
그리고 매우 빠른 속도로 드십니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오늘 번거 오늘 쓰고 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의 특징은, 일을 할 줄은 아는데 일을 딸 줄은 모릅니다.
사실 지금 퇴직자분들이 어설프게 기술 배워 나와서 뭔가 해보려다가 폭망 하는 것도 이런 건데..
일은 할 줄 아는데 일을 누군가에게 따낼 줄을 모른다는 거죠.
마케팅을 배운다고 해서 그걸 어떻게 활용할 줄도 모르고..
그래서 경기가 좋아지면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니까, 이분들은 바빠지고 바빠지는 만큼 자영업자들도 신이 납니다.
일반인들은 저축하거나 주식에 투자하거나 자신이 가진 걸 몰빵 해서 부동산사고 영끌해서 한 푼도 없어서 소비를 안 하는데..
이 분들은 그냥 돈이 들어오면 내 맘대로 쓸 수 있어서.. 그냥 쓰는 겁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경기가 좋아지면 이 분들의 소비가 늘어나게 되고, 그러면 밥장사 밥술장사하시는 분들은 해피해지는 겁니다.
노동력 가격 붕괴: '놀면 뭐 해'라는 생각에 빠진 죄수의 딜레마
그런데 반대로 경기가 안 좋아진다?
이러면 재앙이 일어납니다.
어느 장사부터 무너지느냐?
바로 소주파는 가게부터 무너집니다.
이 분들은 소주와 맥주.. 그리고 막걸리를 좋아하십니다.
다른 술은 영.. 입에 맞지 않아요.
지금 건설경기가 완전히 죽었죠.
앞으로 더 좋아질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올랐고, 환율은 치솟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자재들이 비싸집니다.
인건비마저 오른 상태에서 건설회사들은 부도가 나기 시작합니다.
일이 들어오지 않는 거죠.
그러면 스스로 일을 따내지 못하는 사람들은, 인력사무소로 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프라인 인력사무소든, 플랫폼이라고 부르는 온라인인력사무소든 그곳으로 향하게 되죠.
다 똑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수천명이 그곳에서 일을 따내기 위해서, 자신의 몸값을 낮추기 시작합니다.
'놀면 뭐 해.. 이거라도 해야 오늘 하루 벌지..'
한 명이 룰을 깹니다.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는 겁니다.
본인의 이익을 위해서 한 잠깐의 행동이, 상대방들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이제 그 낮춘 인건비가 새로운 스탠다드가 됩니다.
30만원이었던 인건비가 25만원이 되고 20만원이 되고..
가격체계가 무너집니다.
기술자들은 각 기술자들끼리 플랫폼 안에서 일을 따내기 위해서 본인들의 몸값을 낮추는 상황이 벌어지고,
죄수의 딜레마에 빠져서 아수라장이 되고 있는 사이에..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기술 없이 해도 되는 플랫폼에 들어가서, 배달을 뛰든 대리를 뜁니다.
또 거기서도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뜨는 배달콜을 또 받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건당 3,000원~4,000원이었던 게 2,000원.. 1,500원 점점 낮아집니다.
그러는 와중에 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고, 이 사람들은 원래 배달비가 2,000원인줄 알고 또 열심히 할 수도 있겠죠.
이러면 이제 그 판을 떠나기 싫으면 새로운 스탠다드에 맞춰서 배달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로 장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 또한, 살아야 합니다.
하루 50은 팔아야 그냥 유지가 되는데..
매출이 더 떨어지면 나도 죽는 건데..
외식 시장의 감염: 2,000원 소주로 '죄수의 딜레마'에 동참하는 자영업자
다른 차별화가 없는 내 매장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소주, 맥주값을 내리는 겁니다.
결국엔 대동소이한 매장들
찾아올만한 요소가 없는 매장들
그저 간판보고 자신의 발길에 따라 들어오는 고객들에게 내세울 수 있는 건
결국 소주, 맥주 2,000원..
그리고 이들도 죄수의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그 옆가게에서 소주, 맥주 2,000원이 달리게 되면, 정상가격 5,000원 받는 집은 죄인이 됩니다.
결론: 창플 법칙, '좀비 자영업자'의 삶을 벗어나 미래를 그려야 한다
고달픈 사람들..
그저 오늘 점심과 저녁 소주 마시면서 식사하고 싶은 건데 소주가격이 두 배가 넘으면 못 가죠.
그냥 심리상 발걸음이 그리고 가게 되는 겁니다.
원가도 높고, 인건비도 높고 그렇다고 메뉴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이익이 없기 때문에 많이 팔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안 오고,
사람들이 안 오니까 배달까지 하는데 배달수수료로 뜯기고,
테이크아웃도 수수료로 떼어간다 하고..
소주, 맥주 마진도 없이 2,000원
죽지 못해서 살아있는 좀비자영업자..
억지로 죽지 않기 위해서 하루하루 뽕을 맞아가며 연명하는 삶
내일은커녕 미래를 전혀 그리지 못하고,
손님아 들어와라를 빌며 그저 그곳에서 기다리는 삶
이게 지금 평식자영업자들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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