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정통 칼국수집이 왜 억울한가? '공임비 봉사'와 '무한 겉절이'가 만든 비효율의 덫[김태용의 섬집과 비교분석]
[김태용의 섬집] 억울한 30년 정통칼국수집을 위한 변명
30년은 무조건 넘겼을 노포 칼국수집이 있다.
내가 최애로 좋아하는 칼국수집은 항상 이런 자태들이다.
정말 오랫동안 그곳에서 사랑받는집
직접 밀가루반죽 밀어서 쫀쫀한 칼국수 식감을 유지하는 곳
그리고 겉절이가 맛있는 집
칼국수와 겉절이가 다른 음식인 것 같지만,
사실 정통칼국수의 진가는 칼국수와 달큰 매콤한 겉절이가 입속에서 블렌딩 된 맛이 참된 그 집의 칼국수맛인 것이다.
그래서 겉절이가 중요하다.
소중하다.. 이런 집
이제 많이 남아있지 않으니까..
역시 칼국수에 집중한 매장이고 과거부터 수십년 해오신 매장들
원산지를 보면 거의 모든 것을 국내산으로 채웠다.
이걸 좀 알아줘야 하는데..
사람들은 잘 모른다..
국내산과 수입산의 가격차이가 얼마나 나는 줄 모른다.
칼국수 10,000원..
내 눈에는 너무나도 싸게 보인다.
왜냐면 이건 정말 모든 것이 다 공임비이기 때문
칼국수집이 지랄인 게 일단 이 겉절이 때문인데..
이거 노가다다. 겉절이를 매일 담그는 그분들의 마음을 알까.
그것도 국내산 김치로.
국내산 배추와 국내산 고춧가루..
칼국수의 맛이 완성되려면..
이 겉절이와 함께여야 이 집의 칼국수 맛이 결정되는 건데..
그걸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고객들에게 티가 안 난다는 거다.
국내산으로 비싼 원재료로 무지하게 좋은 음식을 제공하지만,
거기다가 무한리필..
손님들은 일단 자리에 앉으면 1,000원짜리 공깃밥을 먼저 시킨다.
그리고 공깃밥을 무료 겉절이와 한 그릇 때려버린다.
사실 이거 때문에 칼국수값이 비싸지는 건데..
이게 국룰이 되어버리는 거다.
무료 겉절이와 원가 느낌의 공깃밥..
그런데 이 집은 미친 게 공깃밥이 무료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면 동네 대식가들은 모두 이곳에 모이게 된다.
앉자마자.. 칼국수를 기다리며,
겉절이 두 접시와 공깃밥 두 그릇을 해치워 버린다면?
재앙
정통 모델의 비효율: 5인 인건비와 느린 회전율이 만든 '미치고 팔딱 뛸' 구조
노포이고 단골들이 많아서 항상 보면 가득 차 보이지만,
테이블단가는 기껏해야 2만 5천원 정도
한 바퀴 돌려봐야 25만원
그런데 무한겉절이 무한 밥 때문에 회전율도 별로다.
기본적으로 칼국수 나오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주방엔 3명..
칼국수 썰고
삶고
뿜빠이 시키고
이게 다 공정이라서..
주방 3명, 홀 2명.. 총 5명이 일한다.
원래 원가가 초저렴이어야 하는데..
겉절이와 무한 밥.. 그리고 국내산 재료들로 인해서 원가는 높아지고, 인건비 또한 높다.
만두까지 직접 빚다가는 다 도망갈 수 있으니까
기성 만두를 썼지만, 기성만두는 일단 유통가공품이라 원가가 높아진다.
고객들이 봤을땐
아무런 고명 없는 순수 칼국수
이게 10,000원이라고 하면 비싸게 느껴지지만,
사실 이 구조를 알면 이걸 비싸다고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굉장히 감사한 분들이라는 걸 우리는 알 수 있다. 하지만 고객들은 몰라준다.
저녁메뉴도 없이 점심 몰빵... 회전도 시원치 않은 10,000원짜리 칼국수집..
솔직히 이 가게는 억울한 측면이 많은 것이다.
얍삽한 현대의 승리: '조개 폭탄'과 '중국산 김치'가 만든 가성비의 착시
그런데 한쪽에서는 얍삽한 방식으로 가성비 갑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김태용의 섬집
오래된 노포의 한그릇에 담긴 순수 칼국수만 담긴 한그릇과
김태용의 섬집의 조개 가득한 조개칼국수
둘다 가격은 1인분에 1만원이라면 고객들은 어디를 갈까
심지어 이 김태용의 섬집은 생생정보통에 무지하게 가성비 맛집이라고 방송까지 탄 매장이다.
조개칼국수와 아구불고기..전문
테이블도 정통칼국수집보다 7개 테이블이 더 많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3명이서 일한다.
그런데 만약 이곳에 아구불고기가 없으면 2명 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김태용의 섬집의 비밀: '셀프 끓임'과 '외주 제면'으로 2명이 17테이블을 운영하는 법
정통칼국수 5명 VS 얍쌉칼국수 2명
정통칼국수는 미친 듯이 일하고 공임비 아껴가면서 동네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고 있지만,
이곳은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면서, 이 동네 아닌 사람들까지 찾아온다.
칼국수집의 가장 큰 고민인 겉절이..
여긴 없다.
김치에 집중할 틈이 없다.
그냥 조개에 집중.
이곳은 중국산 맛있는 김치를 쓴다. 실제로 중국산 김치맛이 엄청 많이 올라왔다.
그리고 원래 중국배추가 더 수분이 많고 아삭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싸다. 김치 안 담아도 된다. 그러면 인건비는 줄어든다.
두 번째 공정
칼국수가 힘든 게..
반죽을 하고, 하나하나 다 썰고, 끓인 거 다 인분별로 나눠서 담고, 육수 넣고 고명 얹고 이게 다 공임이다.
그런데 이곳은 이미 이곳만의 제면을 맡기는 가내수공업장과 계약을 맺어서 제면을 해온다.
그리고 조개산지와 계약을 해서, 조개를 저장한다. 육수도 상황버섯육수를 넣는다.
충분히 좋은 재료를 쓰지만, 인건비 들어갈 게 없는 것
그것들을 한 냄비에 담고 손님자리에서 직접 끓여 먹는다.
원가에는 돈을 쓴다..
그래도 원가가 30%가 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부분을 아낀다.
인건비를 아낀다..
이러다 보니, 2명 이서도 17개 테이블 조개칼국수집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이고, 사람들은 가성비라고 엄지척을 한다.
정통칼국수집이 이래서 억울한 것이다.
2명이 오든
3명이 오든
4명이 오든
그냥 냄비크기만 달라질 뿐
조개양만 달라질 뿐
칼국수양만 달라질 뿐
똑같다.
부대찌개집처럼 그냥 담아서 가져다주면 끝
그런데 정통칼국수집은
면을 썰고,
면을 삶고,
다 삶아졌는지 확인하고, 저어줘야 하고..
다 되면 또 그걸 뿜빠이해서 담아줘야 하고,
고명까지 해야 하고
그래서 나오는 것도 느리고, 나오는 게 느리니까, 공깃밥과 겉절이는 계속해서 없어지고..
서빙은 주방에서 나올 때까지 할 일이 없으니까 그냥 서있고,
서있어도 시급은 계속해서 나가게 되고
사람은 꽉 찼는데 매출은 별로고 저녁매출도 없고.. 그렇다고 장사를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참 미치고 팔딱 뛸 노릇인 것
결론: 창플 법칙, '공임비 봉사'가 아닌 '구조적 효율'만이 생존을 보장한다
만두는 기성품이라 비싼데..
조개는 관리가 힘든 거지 제철조개는 또 원가는 싸다
그걸 폭탄으로 넣어주니까 다른 곳에 없는 차별성 있는 시원한 조개맛에 사람들은 엄지척을 한다.
이래서 억울한 것이다.
정통칼국수 없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정통칼국수가 좋다.
하지만 창업적으로는 권할 수가 없는 것.. 그래서 희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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