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가 안 되는 이유, 자영업 시장을 붕괴시킨 3차례의 '역사적 물갈이'와 최종 생존 공식
장사가 안 되는 이유, 자영업 시장을 붕괴시킨 3차례의 '역사적 물갈이'와 최종 생존 공식
1차 물갈이: 통금 해제와 IMF, '퀄리티/서비스'로 무장한 프랜차이즈의 등장
제가 99학번이니까.. 사실상 중, 고등학교를 90년대에 다니던 세대죠.
저는 청소년보호법 전 세대이다 보니 고등학교 때도 술 마시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우리 선배들.. 대략 지금 50~60대 형아들..
이 분들은 정말 많이 마시던 형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고요.
코로나 때 우리가 대략 2년 동안 강제로 조기귀가를 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죠.
그러다가 코로나가 해제가 되면서 보복소비라고 불렸던 그런 미친 1년 정도가 있었죠.
그런 것처럼 우리나라는 80년대 초반까지 통금이라는 이름으로 억지로 일찍 조기귀가를 했던 시절을 겪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 통금이 풀리니까 어땠겠어요?
수십 년 동안의 통금이 풀리고,
또 그 시절 부루스타라는 게 개발이 되고, 자가용시대가 열리면서
부루스타 앞에 두고 삼겹살을 미친 듯이 구워 먹고
자가용 몰고 시외로 나가서 아줌마들의 케어받으면서 돼지갈비를 먹고
대포집들, 24시 해장국, 새벽에 눈 붙일 수 있는 목욕탕, 만화방..
경제가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게 되고,
해 먹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편하고 효율적이고 그렇게 밥집들이 생기고
저녁이 되면 지친 몸을 달래줄 단 하나의 위로.. 소주..
미친 듯이 이 분들은 밤새 먹고 마시는 게 일이고,
그 사람들 수요를 받쳐줄 공급이 필요했는데 그게 바로 자영업자들이죠.
원래 통금 걸리기 전에 일찍 먹고 죽자.. 동아리방에서 몰래 숨어 마시자!!라는 개념에서
이제 밤새 먹자 이렇게 문화가 생기게 되고,
밤새 먹어야 하니까 밤새 장사하는 사람들이 필히 있어야 했고
80년대 학번에게 배운 90년대 학번들은 그 문화자체가 일상이 되었죠.
그러다 보니 아무런 서비스의 지식도 없고 아무런 퀄리티의 질도 없고 위생? 이런 거 모르고
그냥 열면.. 장사가 되다 보니..
사회적인 지위는 일반 회사원들보다는 떨어질지언정 먹고살았단 말이죠.
그러다가 한 번의 자영업 시장이 격변기가 옵니다.
그때 물갈이가 됩니다.
IMF가 터진 겁니다.
IMF는 단순히 자영업자가 늘어났던 시기가 아니라, 기존 자영업자들의 구조조정의 시기였어요.
왜냐면 그때 대한민국에 프랜차이즈가 상륙을 합니다.
BBQ를 시작으로 그때부터 세련된 자영업 모델이 생긴 겁니다.
당시만 해도 가게에 들어가면 복불복이었죠.
맛? 복불복
퀄리티? 복불복
위생? 식중독도 허다하고
무엇보다 도무지 대접받는 느낌이 안 든단 말이에요.
그냥 손님으로 왔는데
그냥 나이 어려 보이니까 바로 반말하고
일정한 규칙도 없어서 불편한 건 다 손님몫
돈은 돈대로 내는데
무슨 동네 아저씨 아줌마한테 눈칫밥 먹으면서 먹는 느낌?
대학교 때 엄청 자주 가던 호프집이 쪼끼쪼끼였는데..
그때 참 센세이션이었죠.
기름 쩐내 나는 치킨 호프집
아저씨가 담배 피우고 와서 바로 튀기고,
아줌마가 어린애 취급하면서 먹어야 했던 치킨호프집에서..
갑자기 서빙부터 여대생?
사장님은 뭔가 세련된 느낌의 밝고 활기차고 대우해 주는 느낌?
화장실도 깨끗하고, 테이블도 끈적끈적한 것도 없고
마치 레스토랑에서나 볼법한 세련된 메뉴판에서 하나씩 고르는 느낌은..
이곳은 우리가 진정 가야 할 집이구나..를 느끼면서 약간은 좀 더 비싼 가격에도 우린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레드오션이 극에 달하면 블루오션이 된다
이 불변의 명제가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이 되는데..
가령 중국산 재료와 비위생적인 뉴스가 터지면서 1,000원짜리 김밥천국 수천개 매장이
프리미엄 김밥이라는 이름으로 싹 다 교체가 된 것처럼
어제 끓여놓은 군내 나는 떡볶이와 언제 만들어놓은지도 모르는 어묵탕에.. 복불복 시스템의 개인 떡볶이집들이 다 없어지고
그 자리에 깔끔하고 마스크 쓰고 위생복 입고 바로바로 끓이고 지금 바로 튀겨서 주는 튀김까지..
그렇게 만들어진 아딸떡볶이, 조스떡볶이, 국대떡볶이 등이 그 개인집들을 다 박살 낸 것처럼..
당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영업 하던 분들이 그 프랜차이즈가 잠식하면서 물갈이가 되었던 겁니다.
그렇게 기존 자영업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프랜차이즈모델이 대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맛과
퀄리티와
서비스와
위생에 힘만 쓰면 그것이 관리가 잘 되면 손님들은 그냥 왔고,
그렇게 서비스의 질만 확실하고 맛이 있다면..
사람들이 기존 개인집들보다 비싸더라도 왔죠.
2차 물갈이: 리먼 브라더스와 '가성비(價性比)' 열풍의 확산
그러다가
리먼브라더스가 터지면서 전체적인 위기상황이 오게 됩니다.
그때부터 다시 한번 물갈이가 되게 되는데..
가성비라는 게 그 수많은 프랜차이즈의 지상명제가 됩니다.
맛과 서비스와 퀄리티는 다 상향 평준화가 되었기 때문에.
그다음은 가성비가 없는 곳은 도태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혓바닥은 점점 더 고급화되었는데..
주머니 사정은 팍팍해지다 보니..
퀄리티는 유지하면서 더 많이 주고 더 싸게 줘야 오는 시대가 된 것이죠.
6천원에 즐기는 샤브샤브 채선당
삼겹살 가격으로 소고기를 먹는 미국산 소고기 브랜드
똑같이 싸게 먹는데 분위기는 엄청 좋게 만든 호프집들 치어스나 서유기나 와라와라 류들의 요리주점 레스펍
이때 가장 핫했던 브랜드들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들이죠..
3천원대 짬뽕 홍콩반점.. 열탄불고기를 싸게 먹는 새마을식당, 빽다방으로 대표되는 저가커피의 등장도 이때 시작이 됩니다.
싸야 돼요.
많이 줘야 돼요.
이때부터 미친 듯이 싸게 파는 집 옆에 있는 어정쩡 프랜차이즈들은 망하고,
도저히 4천원에 못 파는 정통중국집들은 이때 다 망합니다.
인건비 많이 쓰고
임대료도 높아서
짜장면, 짬뽕으로 좀 남기고 요리에서 좀 덜 남겨야 하는데
짜장면 짬뽕 탕수육은 싸게 파는 홍콩반점으로 다 가고,
나는 요리만 팔아야 하니..
사람을 안 쓸 수도 없고 인력효율은 안 나고 먹으러 오는 사람도 줄어들고..
이러면 망하는 거죠.
가성비 프랜차이즈들은,
기존 시스템으로 하던 자영업자들을 붕괴시켰고,
그때 한번 또 물갈이가 됩니다.
1,500원 스몰비어맥주
3,000원 닭강정
1,000원 핫도그
1,500원 생과일주스
..
다 죽자는 거죠.
그래서 규모의 경제로 운영하던 곳들이 그나마 살아남아서..
결국 싸게 팔려면, 많이 팔아야 하고 많이 팔려면 평수도 커야 하고 24시간 돌려야 하고 매출을 많이 내야 한다는 명목으로
중대형들이 살게 되는데..
3차 물갈이: 코로나, 모바일 플랫폼, 그리고 1/8 토막 난 수요
문제는 3번째 물갈이가 옵니다.
코로나가 온 것이죠.
그리고 코로나와 함께 모바일 플랫폼의 시대가 열립니다.
코로나와 모바일플랫폼
이 두 개는 기존 규모의 경제로 어떻게 살아볼까 하던 곳들을 다 박살 냅니다.
일단 여러 명 들어가 있는 곳은 안 갑니다.
대형 감자탕집이나 대형 고깃집들이 박살 납니다.
이바돔이나 그램그램, 명륜진사갈비도 이때 다 박살 났죠.
그리고 기존 동네고객들로만 운영하던 40평대 가게들은 집합시설금지..
그리고 자발적으로 방문을 안 하는 곳이 되어버려서 박살이 났고,
모바일플랫폼은..
숨어있는 맛집, 조그만 술집..
골목골목에 뭐가 있는지 찾아야 하는데 그걸 대신 찾아줘서 게시를 해줍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 입지만 잘 잡으면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기존 회전율로 승부하는 게 아니라, 테이블 단가를 갖추고 대접받는 분위기를 줘서 멀리서도 찾아오게 되니
기존 동네사람들이 동네가게로 안 가고 남의 동네 가서 소비를 하고 오니..
한번 작살이 나고,
배달플랫폼이 생기면서..
와서 먹어야 할 사람이 배달로 시켜 먹으니 마진은 줄어들고,
배달 전문점들은 모든 비용을 줄이고 가성비로 가져다주니 그들에게도 경쟁이 안 돼서 망합니다.
이렇게 세 번째 물갈이가 됩니다.
결국
가성비에 가성비..
가성비에 양과 맛..
고기뿐 아니라 모든 외식메뉴들을 집합시킨 명륜진사갈비 투를 앞세워 샤브 올데이 같은 폭격브랜드들이 생겨나고
빕스나 아웃백 같은 대기업들은 콘셉트와 프리미엄으로 빨아들이고
어정쩡한 매장들이 다 작살나고, 흑백요리사와 미슐랭 열풍.. 어정쩡한 소비가 아니라 확실히 남길 수 있는 곳들로 찾아가고
결정적으로 코로나를 겪으면서
선배들의 문화가 단절됩니다.
원래 선배에게 배운 걸 후배에게 이어줘야 하는데
그 몇 년 동안의 소비패턴을 단절시켜 버리는 바람에
젊은 층들은 부어라 마셔라 이제 안 하고,
취하는 게 목적이라면 왜 힘들게 술을 마시냐? 그냥 경제적으로 약을 빨자!! 이런 기조도 생기고
무엇보다 99년도에 100만 명을 배출했던 젊은 층이.. 지금은 25만 명밖에 배출이 안 돼요.
자영업자들은 미친 듯이 늘어나고 상가들은 그전 수요에 맞게 들어와 있는데..
공급은 1/4토막이 난 것이고, 그것 또한 오프라인 쪽만 그렇고
온라인으로 소비가 이동한 것까지 생각하면
거의 1/8토막이 돼버린 겁니다.
8명 중에 1명만 살아남는 구조가 된 것이죠.
결론: 창플 법칙, 세 가지 생존 요소와 온라인 역량을 합쳐야 산다
여기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
처음 얘기했던 퀄리티, 맛, 서비스가 좋아야 하고,
두 번째 얘기했던 가성비가 있어야 하고,
세 번째 얘기했던 찾아갈만한 가치가 있어야 해요.
이 세 개를 합하면 살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퀄리티 있게 빼야 하고,
평소 10만원에 먹어야 했던 인식이 있던 걸 5만원에 먹게끔 해서 높은 단계에서 가성비를 줘야 하고,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서 찾아올만한 곳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 기능적인 역량도 있어야 하는데..
온라인을 통해서 고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그런 기술도 갖춰야 합니다.
창플에서도 그런 브랜드들이 있죠.
3만원짜리 다이닝 '칸스'
5만원짜리 최상위 수준의 와인 다이닝 '라라와케이'
5만원짜리 철판요리코스 '초이스테판'이나
무진기행, 당술샘, 끄을림, 우주헌까지..
퀄리티 있게 가성비 주려면
인건비를 줄여야 하고, 직접 전처리 해서 준비해야 합니다.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경험 관련 요소들..
디자인과 공간기획 그리고 선배고객들의 경험들이 고급지게 나열되어 있어야 하고,
그 스토리들이 확대 재생산할 수 있게 구축을 해놔야 해요..
그래야..
살 겁니다.
돈을 번다는 게 아니라,
살 수 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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