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 적성인 사람들의 비밀, '쌓을 적(積) 자전거' 원리로 일과 취미를 하나로 만든 사업가의 루틴

창업이 적성인 사람이 있다


적성의 재정의: '맞는 적성'이 아닌 '쌓인 적성', 유전자와 시대적 흐름이 만나는 곳



‘적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걸 말뜻으로 풀면, ‘맞을 적(適)’, ‘성격 성(性)’이라는 뜻으로, 즉 자기한테 맞는 걸 적성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적성은 좀 다릅니다. ‘쌓을 적(積)’, ‘성격 성(性)’, 뭔가 쌓여온 걸 하는 것. 사회학적 용어보다는 생물학적 용어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자전거 탄 지가 20년이 넘어서, 이제 페달을 어떻게 밟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20년 만에 자전거를 타본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몸이 기억해서 금방 다시 타게 되는 것입니다. 뭔가 쌓여온 게 있어서 다음 번에 해도 금방 적응하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들은 적성을 ‘전생에 했던 일’이라고도 표현합니다. 하지만 굳이 전생론을 가져다 붙이지 않아도 우린 유전자라는 게 있어서 뭔가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아빠 엄마가 공부를 잘했으면 자식이 공부 잘할 가능성이 높고,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동신경이 좋았으면 운동을 잘할 가능성이 높죠. 그 재능과 시대적 흐름이 합쳐지면, 선대와 다르게 떼돈을 벌 수도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조던의 할아버지는 점프력에 소질이 있고, 승부욕이 강했습니다만, 자라온 환경에서는 농구라는 종목 자체가 없었을 것이고 농구하는 사람에게 그런 거액을 주지도 않았습니다. 씨름선수 출신인 강호동이 자식에게는 골프를 시킨 것도 시대적 흐름이 바뀌었으니 적성을 좀 돈 버는 쪽으로 돌려놓은 것입니다.

 

지금은 돈 버는 능력이 최고로 인정받는 시기지만, 그 능력을 가지고 조선시대에 태어나거나 중세 유럽에서 태어났다면 어땠을까? 이윤만 밝히는 상놈 소리만 들었을 것이고,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악의 화신 샤일록 같다는 소리를 들었을 것입니다. 과거엔 게임이 적성이어도 전혀 돈벌이와는 거리가 멀어서 건달 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굳이 게임 자체로 돈을 버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더라도 로봇과 인공지능 시대에는 그런 것들을 잘 조종하는, 이른바 게임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대접받는 시대가 될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 게임업계에서 가장 핫한 유저들을 보유한 게임 강국 대한민국이 최고의 로봇·드론 원격 조종사를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될지도 모르죠.

 


 행복 유전자의 발동: 일과 취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자존감'이 쌓이는 영역



우린 일을 통해서 뭔가를 성취해내기도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주말에 캠핑을 하면서 사는 게 인생의 낙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친구들과 여행 다니면서 명상도 하고 경험을 쌓는 걸 미덕으로 삼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열심히 일하는 그 노동의 성취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면서 평생 그 똑같은 일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모아서 안전하게 자산을 취득하고 그것을 키우는 재미로 살기도 합니다.

 

뭐가 옳다고는 할 수 없어요. 다 각자 가진 적성대로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게 나에게 익숙하고, 익숙해서 남들보다 더 잘 알아서 내 자존감도 높아지는 일에서는 행복이 쌓입니다. 저는 그것을 행복 유전자라고 부릅니다. 달리기가 적성인 사람은 회사에서는 찬밥 신세여도 그 달리기 모임에서는 최고의 멘토로 대접받습니다. 평상시 돈 버는 조직에서는 두각을 못 나타내서 출근하기 싫어하는 사람도 자신의 행복 유전자가 발동하는 곳으로는 누구보다 빨리 그곳으로 가고 싶어하죠. 그것이 행복 유전자가 발동하는 방식입니다.

 


사업가의 적성: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나라', 위험과 불확실성을 쾌락으로 즐기는 사람들



그런데 일과 취미가 합쳐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일을 잘하고 사업을 잘하는 사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일과 사업은 부침이 있으니까요. 잘할 때도 있지만, 안 될 때도 반드시 있습니다. 서울 잠실의 놀이동산 롯데월드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앞에는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나라, 모두가 꿈꾸는 그곳” 여기서 이야기하는 모험은 ‘무릅쓸 모(冒)’, ‘위험할 험(險)’입니다. 위험을 무릅쓴다는 뜻입니다. 신비는 무엇일까? 이건 인간의 영역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신의 영역, 숨겨진 영역입니다.

 

바닥부터 시작하지만 최고 높이까지 공중제비 돌면서 요동치는 롤러코스터, 밑배가 살살 간질거릴 정도로 살 떨리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바이킹, 인생이 이렇게 흘러간다면 어떨 것 같나요?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신이나 알 만한 숨겨진 영역이라 아무리 공부하고 준비를 해도 안 통하는 분야에 도전하는 삶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적성으로 가지고 사는 사람이 있단 말입니다.

 

전혀 검증되지 않고, 위험을 무릅써야 하고, 인간의 노력으로 되지 않아서 운이 좋길 바라면서 하는 그런 모든 사업가들의 일이 습관이 된 사람들입니다. 바이킹 탈 때 간질간질한 배를 부여잡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레서 위로 올라가는 쾌락과 아래로 떨어지는 공포를 즐기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나름대로 굉장히 행복하게 삽니다.

 

물론, 잘 안 될 땐 좀 힘들어하기도 해요. 하지만 불평도 못 해요. 그 미친 짓을 결정한 건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니까요. 그 어려움을 이겨내면 완전 다른 사람으로 퀀텀점프를 해 버리기도 합니다. 마치 드래곤볼에 나오는 사이어인들처럼 그냥 살던 곳에서 행복하게 살면 되는데, 꼭 지구 최강과 싸워서 이겨야 되고, 꼭 우주 최강과 싸워서 이겨야 되는 삶으로 나아갑니다. 그렇게 도전과 시련 속에서 한 번 죽다 살아나면 다른 사람이 됩니다.

 

창업을 해야 하는데 장사 적성이 아닌 사람일수록 일과 취미가 같은 미친 사람들을 벤치마킹해야 해야 합니다. 그들의 말 같지도 않은 말을 듣고, 합리적이지 않고, 전혀 과학적이지 않지만, 둔하게 끈기 있게, 운과 노력의 접점이 올 때까지 무한 루프를 돌려야 합니다. 모험을 기억하세요. 위험을 무릅쓰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언제든지 나락에 쳐박힐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하고, 그럴 때를 대비해 좀 낮게 올라가고, 더 두껍고 푹신한 옷이라도 입으며 대비하세요. 신비도 기억하세요. 합리적인 생각만으로는 절대 성공이 오지 않습니다. 신비의 영역임을 인정하고, 매순간 모험을 대비하는 불합리한 명령에도 앞으로 전진하는 군인이 되어야 합니다.

 


사이어인 루틴: 퀀텀점프를 위해 '잠 속에서까지' 일하며 내공을 쌓는 불합리한 시간



그렇게 생활하다 보면, 잠이 안 옵니다. 걱정과 번민의 불면증이 아니라, 막 그 모험에 빠져들어서, 내일은 뭘 할지, 이런 아이디어는 어떨지 갑자기 자다 말고 메모하고 잠에서까지 일하게 됩니다. 아침에 메모를 보면 전혀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였는데 왜 난 그 몽롱한 상태에서 그 생각에 즐거웠던가 하면서 메모를 버리기도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중엔 뭔가 잘돼서 나온 결과물이 좋을 때도, 이젠 그 결과물 때문에 즐거운 것이 아니라, 또 모험을 찾아 헤매려는 생각 때문에 즐거운 영역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사업가들은 대충 비슷한 식으로 살아갑니다.

 

부의 크기는 중요치 않습니다. 이런 루틴과 적성으로 일과 취미를 같이 가지고 사는 사람들 얼마나 좋아요. 굳이 적성을 발휘하려고 주말까지 기다리거나 퇴근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그냥 아침부터 밤까지 일하러 나가면 되고 집으로 오더라도 주말이 오더라도 그냥 좋아하는 거 계속하면서 사니까요. 이게 또 일하는 물리적인 시간 자체가 일반 직장인과 다르게 돼서, 시간이 지나면 그 내공의 차이는 기하급수적으로 벌어지게 됩니다.

 


결론: 창플 법칙, 적성이 아니라면 '불합리한 루틴'을 습득하여 처맞지 않는 군인이 돼라



뭔가 안정적인 방법이 있을 것 같고, 인간이 써 놓은 성공의 정답이 있을 것 같지만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아무리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에게 맞는, 그 사람이 그것을 행했을 때, 그때 환경에서 잠깐 맞았던 그 사람의 답일 뿐입니다. 모험과 신비가 가득한 나라에서 나만의 답을 찾으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책임감을 가지고, 삶의 습관을 사업가처럼 들여야만 합니다.

 

인간의 머리로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를 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그렇게 해야만, 후일, 그 ‘일과 취미가 하나로 되어 있는’ 사업가 적성들과 붙어도 완전히 처맞지는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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