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운 좋은 철없는 건물주들의 만행 - 임차인의 '온라인 간판'이 건물 가치를 올려준 대가로 임대료 폭탄을 맞는 현실
어쩌다 운 좋은 철없는 건물주들의 만행
위례신도시 쌀국수 1호점의 역설: 운 좋은 건물주가 '임대료 동결'을 선심 쓰듯 말하는 순간
2017년, 처음 위례신도시라는 곳에 쌀국수 브랜드 1호 직영점을 냈을 때,
모든 곳이 공실이었던 그곳에서 18평짜리 매장을 330만원 월세로 계약을 하고 매장을 오픈한 적이 있어요.
그 매장을 선택한 이유는,
자리는 조금 안 좋은 자리지만, 같은 임대료대비 평수가 3평이 더 크다는 장점이 있어서였죠.
어차피 동네상권이라 다른 동네 사람들이 올리도 만무했고,
그 동네 사는 사람이면 그냥 좀 빠져있어도 찾아오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고
3평이 더 크다는 건 테이블을 3~4개는 더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던 겁니다.
테이블 한두 개가 매출에는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으니 말이죠.
그 얘긴 똑같은 분양 상가가 수십 개가 나열되어 있었는데..
대충 모두 임대료가 똑같이 300만원~350만원 언저리로 형성되어 있었던 겁니다.
똑같이 분양가가 12억.
대충 4% 분양수익율로 임대료를 매기고 임차인을 구할 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저는 그곳에 1호점을 냈죠.
가성비'로 시장을 선점했지만: 주변 임대료가 절반 이하로 폭락해도 임대료를 올리는 이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김가네가서 라면에 김밥을 먹어도 7,000~8,000원이 나오고
국수나무 밀가루 국수에 만두 세트를 먹어도 8,000~9,000원이 나오는데
우린 당시 포호아, 포메인 이런 곳에서 파는 10,000원짜리 소고기 고명 쌀국수를 우리 집에서는 한 그릇 6,000원에 팔았으니,
대박이 난 거죠.
동네상권은 무조건 가성비니까..
그때부터 우리 라인으로 매장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아무도 안 들어오던 라인이었는데..
이 조그만 쌀국수집이 줄을 서다 보니까 다른 창업자들도 자신감을 가졌는지 그 라인이 채워지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다 채워진 것이죠. 대략 1~2년 만에.
근데 그때부터 주변 매장이 문을 닫기 시작합니다. 얼추 장사가 되어 보였는데 실상은 약한 상권 약한 입지..
등락이 큰 매출은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망하게 되고, 졸지에 공실이 된 분양 상가주는 처음 300만원을 받았던 자존심은 어디 가고, 250만원, 230만원 내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채워질 때 도미노처럼 채워지던 가게였는데..
공실이 많아지니까 공실을 메꾸기 위해서 그 라인에 예비 임차인이 뜨면 서로서로 자신의 가게로 유치시키려고 경쟁적으로 임대료를 내리기 시작하는데.. 급기야는 4년 만에 우리 옆집 임대료가 130만원까지 내려갔어요.
처음부터 들어와서 살아남은 가게는 우리 가게 뿐, 우린 가만히 있는데 주변시세가 절반이하로 떨어져 있었을 때
우리의 철없는 분양 상가주가 갑자기 밥 먹으러 와서 철없는 소리를 하고 갔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이번 재계약 때 임대료 올리지 않을 테니까, 열심히 장사 잘하세요"
임대료 동결? 갑자기 임대료 안 올리는 착한 건물주 코스프레??
그 얘길 들은 저는 매우 황당하고 괘씸하고 이걸 나가야 되나..
그런데 나가려고 하니까 또 원상 복구하고 다른 곳 가서 다시 시설할 생각 하니..
또 수천만원 깨진다고 생각하니.. 가게이전을 실행하지 못하고 그냥 있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 건물주는 임차인을 잘 만나 운이 좋았던 것이고,
나머지 건물주는 똑같은 건물을 샀지만 망하는 임차인을 만나서 같이 망하게 된 것이죠.
칸스 상수점의 전략적 '도망': 열심히 장사한 대가로 '건물 가치 올려준 아이러니'
얼마 전, 칸스 상수본점이 연남점으로 이사를 가게 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지금 시장에서는 상가 거래가 씨가 말랐는데..
특히 홍대상권에서 상수역상권이 완전히 망해버린 상권이었고,
그 자리 역시 푹 들어간 안 좋은 자리인데..
여기만 임대료가 안 떨어지는 겁니다.
왜?
칸스가 계속 손님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으니..
칸스를 보고, 용기 내서 그쪽 죽음의 라인으로 들어온 가게들은 연달아 망하고 , 홀로 독야청청하며 장사를 하게 되고,
다른 망한 자리들은 임대료가 계속 쭉쭉 내려가는데.. 칸스만 안 내려가고 오히려 재계약 때 임대료 인상한다는 얘길 듣게 됩니다.
황당하죠.
그런데 이 철없는 건물주는 다 생각이 있었던 겁니다.
매각을 준비했었던 거죠.
그리고 매각금액의 기준은 상가수익률.. 즉, 그 건물로 하여금 얼마의 수익이 나오는지..
즉, 지금 칸스가 월세를 얼마를 내고 있는지가 매각금액의 기준이 되었던 겁니다.
안 그래도 임대료 인상 통보를 받고, 건물까지 매각이 되었다는 건, 새로운 건물주와 재계약을 앞뒀다는 얘기고
결국 열심히 공실 안 나게 장사한 칸스가 매각의 일등공신이 되고, 건물가치 올려준 대가로 임대료인상까지 단행되는 아이러니..
그래서 도망간 겁니다.
테이블 5개짜리가 임대료가 300만원.
옆동네 연남동 더 좋은 자리에 테이블 10개 이상 넣을 수 있는 곳임에도 임대료 400만원
계속 장사를 해야 하니까 결단은 내려야 하고, 그래서 옮긴 거죠.
건물 매입자가 '사기당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임차인(칸스)의 온라인 간판 가치
아마 지금쯤 새로 매입한 건물주는 황당할 겁니다. 아니, 사기당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칸스가 있어서.. 칸스가 불합리하지만 꾸준하게 안 밀리고 임대료를 꼬박꼬박 내고, 네이버 검색해 봐도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서 그 집이 있어서 매입을 한 건데.. 도망가버렸으니..
매입한 사람입장에선 매각자와 칸스가 공동사기를 쳤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9년 차 맛집 사장님의 결단: 남은 계약 기간 동안 '온라인 간판' 구축 후 이탈
얼마 전 아구찜 장사만 9년째 하고 있는 맛집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한 자리에서 9년.. 평균 매출 8000만원을 찍으면서 이젠 어느 정도 안정이 돼서 매장도 잘 돌아가는 매장을 보유한 자영업자분이지만 실상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어요.
다른 곳의 임대료는 다 내려가고 있는데, 이곳은 꼬박꼬박 오른다는 겁니다.
제가 들어봐도 기형적인 임대료..
더 문제는 부동산에 그 땅과 건물을 내놨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것이죠.
그러면 매각금액이 높아지기 위해선 또 재계약 때 임대료는 더 올라가겠죠.
그래서 우선 남은 계약기간 동안 열심히 온라인간판을 구축하고, 재계약 때 나가는 것으로 계획을 잡게 했습니다.
건물 가치 하락의 숙명: 네이버 플레이스가 옮겨가면 건물주는 박살이 난다
한 번씩 들러서 거들먹거리면서
"장사 잘 되죠?"
하며 마치.. 이 자리가 좋아서 임차인이 먹고사는 것처럼 으스대는 철없는 건물주들..
결국 건물의 가치는 임차인의 실력이 뒷받침되어서 나오는 수익률을 기반으로 한 임대료에서 나오고,
옛날에야 자리와 목이 주는 영향력이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네이버 플레이스만 구축을 잘해도 그대로 플레이스 옮겨가면 그전고객들이 다시 찾아오는데 문제가 없어지는 상황이라
더욱더 가게자리에 대한 가치는 내려가고 있는데..
어쩌다 운이 좋아서, 좋은 임차인 만나서..
임대료도 안 밀리고 건물가치도 늘어나면..
너무나도 감사하다고, 제발 평생 같이 있어 달라는 말은 못할망정..
무슨 지들이 위에 있는 사람처럼 어슬렁거리면서..
장사 잘되냐 걱정하는 듯 야시 주면서 임대료는 어쩔 수 없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해서 올린다 어쩐다 해버리면..
참 그 철없는 건물주.. 결국 임차인 빠지고 그 어정쩡한 자리와 스펙의 자리에 누가 들어올 건지..
결국 그들의 노후 또한 박살이 나게 될 겁니다.
근 10년을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고 다른 곳으로 가는 게 참 아쉬운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쯤 한번 일단락 짓고 다시 시작하는 게 낫다고 말씀드리면서 정리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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