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들이 이야기하는 '소자본 창업'의 덫, 시설비 폭탄을 피하는 진짜 생존 전략

업자들이 이야기하는 소자본 창업의 현실



 초보들의 오판: 작을수록 싸다? 평수가 작을수록 수직 상승하는 평당 인테리어 비용


 

보통 소자본 창업이라고 이야기하면, 자본이 적게 들어가는 창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돈이 별로 없는 내가 해야 하는 창업은 소자본 창업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소자본 창업' 키워드로 포털에 검색을 하고, 그 소자본 창업 아이템 안에서 선택의 범위를 정해놓습니다.

 

업자들이 이야기하는 소자본 창업의 대부분은, 평수가 작고, 평수가 작으니 홀 장사가 안 되고, 테이크 아웃이나 배달 위주의 매장들입니다. 언뜻 보면 평수도 작으니까 투자비도 얼마 안 들어갈 것 같고, 작아도 평소에 자주 먹는 것들이니까 사람들이 부담 없이 와서 포장해갈 것 같고, 배달도 같이 하면 큰 돈은 안 되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소자본 창업이, 사실은 소자본 창업이 아닙니다. 이번에는 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시설비 폭탄의 재앙: 테이크 아웃 위주 소형 매장이 '재활용 불가'로 망하는 이유



예를 들어 백숙이나 닭도리탕에 소주를 파는 곳이라고 쳐보죠. 아니면 감자탕에 소주를 파는 곳. 그런 곳은 돈가스집, 치킨집 등 비슷한 식당이 망한 자리에 꾸며도 됩니다. 주방구조가 약간 아쉬워도 나름 끼워 맞추고, 부족한 건 보조 주방을 좀 만든다든지 이렇게 기존 시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테이크 아웃점이나 소형 홀 회전을 중시한 매장은 매장 구조가 아주 중요합니다. 업에 맞는 맞춤형 주방, 배식·퇴식 구조, 셀프 이용 칸 및 배달 픽업 자리까지. 일반 치킨집 망한 자리나 고깃집 망한 자리는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새로 공사를 해야 해요. 철거비, 별도 수선비가 들고, 인테리어 비용도 전부 다 들어갑니다.

 

간혹 평수가 작으면 인테리어 비용이 적게 들어간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평수가 작을 수록 평당 인테리어 비용은 수직 상승합니다. 10평 매장은 최소 2,500만 원, 평당 250만 원입니다. 20평 매장은 3,500만 원, 평당 180만 원입니다. 인테리어 비용은 평수에 정비례하는 게 아닙니다. 공정이 있어서 아무리 작은 평수라도 목공, 철, 전기, 페인트 공정이 다 들어갑니다. “평수가 작으니까 목공사는 빼자!" 이렇게 할 수는 없잖아요? 덩치가 작으니까 바지는 입히지 말자라는 말과 똑 같은 것입니다. 공정별로 들어오는 목수님이나 기술자분들의 인건비는 똑같고, 효율 차이만 있을 뿐 반나절 작업이라도 어차피 인건비는 똑같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웬만한 소형 매장이라도 개인이 차린다면 최소 5천만 원, 프랜차이즈 매장이라면 아무리 줄여도 7천만 원은 들어가게 됩니다.

 

자, 그러면 내가 가진 돈이 1억이라고 가정해봅시다.  7천만 원을 시설비로 쓰면 점포 비용으로는 3천만 원이 남습니다. 결국 무권리 자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무권리 자리는 진짜 기회일까? 임대인의 수익률에 맞춰진 비싼 임대료의 함정



생각해봅시다. 시설비는 똑같이 7천만 원인데, 누군가는 보증금 5천만 원과 권리금 1억 원으로 점포비용 1억5천을 쓰고, 또 누군가는 보증금 3천만 원과 무권리 0원으로 3천만 원만 씁니다. 시설비는 같고, 자리는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평소에 자주 가거나 자주 먹는 가성비템을 파는 테이크 아웃 매장이라면, 당연히 자리가 좋아야 합니다. 메가커피나 올리브영 매장이 뒷골목 3층에 입지하면 안 되죠. 사거리 코너, 횡단보도 앞, 간판이 잘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무권리 자리라고 하는 것은 처음 생긴 상가거나, 전 임차인이 자리를 잡는 데 실패한 자리일 가능성이 큽니다. 임차인이 부담해야 할 임대료가 임차인의 생존에 맞춰진 것이 아니라, 그 건물을 산 임대인의 수익률에 따라 책정돼 있기에, 매출이 안 나오더라도 임대료가 비쌉니다.

 

게다가 이 업자들은 예산 1억을 맞추기 위해 보증금을 인위적으로 낮추기도 합니다. 가령 보증금 5천만 원에 월세가 300만 원이면, 초보 창업자들이 투자금이 적어서 보증금 낼 여력이 없으니 보증금을 2천만 원 내려서 3천만 원으로 만들고, 그 대신 임대료를 20~30만 원 올려 받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보증금 3천만 원, 임대료 330만 원. 시작부터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감당이 안 되는 구조가 됩니다.

 

처음에는 어느 동네던지 새로 생기게 되면 오픈발로 바쁠 수 있지만, 3개월, 6개월 지나면 복불복. 오히려 적자나는 달이 생깁니다.



창플식 진짜 소자본: '장사 가능한 상태의 가게'를 헐값에 인수하는 전략 


진짜 소자본 창업은 돈이 덜 드는 가게를 찾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0평 순대국집. 기존 설비가 갖춰져 있고, 권리금 3천만 원에 나왔다고 합시다. 협상해서 2천만 원에 인수하면 보증금 3천만 원 + 권리금 2천만 원 = 5천만 원으로 가게 하나 인수한 것입니다. 여기에 2천만 원 들여 약간의 시설 리모델링을 하면 총 7천만 원으로 창업 가능하죠. 이런 가게는 뒷골목에 있어도 됩니다. 테이블당 단가로 수익을 내는 업종이니까요. 인건비도 적게 들고 임대료도 저렴합니다.

 

창플 법칙, '소자본' 프레임에서 벗어나 '진정한 첫 창업'의 길을 찾아라


단순히 계약시점 돈이 안 드는 무권리인 것이 소자본인 것이 아니고, 진짜 아낄 수 있는 것은 '장사 가능한 상태의 가게'를 싸게 인수하는 것이 진정한 소자본 창업입니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소자본 창업' 프레임에 갇혀서 10평짜리 와플가게, 커피가게, 붕어빵집이 '맞다'고 믿고 그 뒤에 본인들이 써야 할 투자금을 알지 못하죠. 정작 우리동네 나보다 더 큰 감자탕집보다 더 많은 돈을 시설비를 쓰고도  ‘나는 소자본이라서 이걸 하는 거야’라고 생각하며 장사하는 소자본 창업자들이 되어버립니다.

 

진짜 소자본 창업이 무엇인지, 진짜 첫 창업으로 맞는 길이 무엇인지 이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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