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은 '사업가 놀이'가 아니다—10억의 칩보다 무서운 '아무것도 모르는 사장'의 무지

10억을 가지고 시작했다가, 3년만에 사라진 사람



든든한 칩의 역설: 남들보다 많은 자본금이 주는 '근거 없는 자신감'


현찰로 10억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죠

하지만 진짜 10억정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창업을 하는 입장에서 1억들고 2억들고 있는 창업자와는 본인은 좀 다르다고 생각해요

내가 그 급은 아니잖아??

말로는 겸손합니다. 제가 아는게 하나도 없어서 전문가의 도움도 받아야 하고, 어쩌고저쩌고

그리고 속으로는 마치 남들보다 훨씬 많은 칩을 가지고 도박판에 들어가는 든든함을 머금은 사나이처럼

이정도 하면 충분하지 않나??

사실 그 사장님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좋은 사람이었죠 실제로 남들에게 도움도 많이 주고 살던 사람이었어요

금융 IT쪽에서 오래 일했고, 스마트했고 투자감각도 있었고 퇴직금으로 8억을 받았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주변에서도 이 사람은 뭘 해도 잘할 사람이라고 봤죠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을겁니다.

그래서 시작한거죠

그 분은 대충 시작한게 아니었어요 나름 완벽한 계획을 세웠죠

고깃집 시장분석하고 상권분석도 제대로 하고 브랜드들 분석도 심도있게 했죠 경쟁브랜드까지 면밀하게 검토한 후에 선택을 했죠

지금 제일 잘나가는 브랜드

처음엔 5억정도 생각했지만 하다보니 7억정도가 들어갔다고 했어요

약간의 잡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괜찮았어요

왜냐면, 잘될거니까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조금 더 완벽한 포트폴리오를 위해서 작지만 강한브랜드로 햄버거집도 동시에 차렸습니다.

평수는 20평밖에 안되었어도 테이크아웃과 홀 그리고 배달까지 .. 아주 효율넘치는 햄버거집이었죠

혹시모를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안전장치라고 생각했던겁니다.

그렇게 3억이 들어갔고, 도합 10억이라는 돈이 들어갔어요

예상보다 더 들어서.. 원래 여유자금으로 생각했던것까지 투입된거였죠

이정도면 실패하기가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들정도였죠 ..

역시 예상대로 시작은 완벽했습니다.

고깃집 월매출 1억5천선을 유지했고 햄버거집도 6천~7천만원 매출이 나왔어요

사람들이 몰렸어요 줄을섰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통제력 상실의 시작: "나는 사업가, 현장은 전문가"라는 오만한 분리


근데.. 그 자칭 사업가분은 현장에 거의 없었어요 그곳에는 점장이 있었고,

그 점장님은 본인이 믿고 있던 사람에게 소개를 받았던거고, 점장의 이력은 화려했습니다.

내 급에 맞는 점장이었죠.. 그 유명레스토랑과 지점들을 지휘하던 점장님

나는 사업가이기 때문에 구조를 만들고,

현장은 전문가가 운영한다!!

그런데 첫해를 지나면서 느낀건, 정산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남는돈이 별로 없는거에요

따져봐도 쓸데없이 쓴건 없는거 같은데.. 다 제하고 나니 남는돈은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괜찮았어요

첫해일뿐이니까.. 지금 다들 일도 익숙해지고 2년차부터는 안정될 일만 남았으니까..

희망 고문의 늪: 매출은 나오는데 적자가 나는 '속빈 강정' 매장의 실체


사실..

2년차부터 안정된다? 이 생각이 창업자들이 프랜차이즈를 하면서 하는 꽤 많이 하는 착각이죠

일은 안정될지 모르지만, 아무일도 없는데 문제가 생기는겁니다.

매출은 크게 떨어지지 않고 조금 줄어들었죠

근데 이상해요.. 적자가 나기 시작하는겁니다.

그때서야 평소에 그렇게 믿는다며 추켜세웠던 점장을 불러서 물어보는거죠

뭐가 문젠가요??

점장은 얘기하죠.. 다 잘 가고 있으니까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 좀 기다려보시죠

그 점장이 일하기 편한 상태로 고착화되면서.. 어느순간 세금 낼 돈이 없고, 정산이 안맞고, 수수료는 빠져나가고, 인건비는 그대로고..

갑자기 없던 뭉텅이돈 마케팅비라는 항목까지 늘어났죠..

마케팅을 좀 해야 겠다고 마케팅업체에서 내놓은 견적 그대로 고정비로 합류합니다.

이미 적자구간으로 들어서서 그제서야 매장방문을 자주 하지만, 그래도 안심하는게..

아니 안심하고 싶어지는게..

손님이 있단 말이죠

손님이 없는게 아니란 말이죠

그러다보니.. 또 .. 이정도면 그래도 괜찮은거 같은데..

나아지겠지

그때부터 돈이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소소하게 메꾸다가 몇백 몇천.. 늘다가 어느순간 계산해보니 2억이 사라져있어요

지금 이미 10억이 들어갔고 쌩돈 2억이 우습게 없어지다보니,

그제서야 점장에게 강하게 어필을 합니다. 평소답지 않게 흥분한 상태가 됩니다.

파멸의 정산: 권리금 회수는커녕 15억을 날리고 사라진 '초라한 퇴장'


그러다가 우여곡절끝에 점장은 그만둔다는 이야길 하죠

그리고 뒤늦게 새로운 점장을 구하고, 나름 내가 가게를 챙겨야겠다는 생각으로 기존 직원들도 같이 대하면서 해보려 하는데.. 아는게 없는 사장을 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붕뜨고.. 현실을 모르는 몇마디에 직원들이 볼때 짜치다는 느낌까지 가지게 되죠

그 사업가분은 이 새로운 점장이 자신의 희망이 되고, 새롭게 들어온 점장의 계획과 운영시스템을 들어보니 이해도 되고 맘에 쏙드는데..

문제는

기존 직원들이 새 점장의 계획을 맘에 들어하지 않아요 내일만 했는데 쟤일까지 해야 하고, 갑자기 열심히 일한 자신들의 과거가 부정당하기도 하는 기분나쁨까지 경험합니다.

분위기 깨지고, 하나둘씩 직원이 그만두고 시스템은 무너지고 신뢰가 없죠

손님은 아직 있지만 가게는 이미 죽어가고 있던겁니다.

햄버거집 역시.. 처음에 그렇게 많이 오던 손님은 없고 줄서서 오는 손님은 없어지고, 매출은 조금줄었는데.. 거의 다 배달로 전환되면서 남는게 하나도 없이 적자로 들어섰죠

헷지하려고 만든 매장이 설상가상 매장이 되버린거죠

우여곡절끝에,

그만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고

두개 매장을 정리하는데..

권리금없이 임대료만 높던 매장.. 권리금회수는 못하고, 원상복구비용 들어가고 세금에 퇴직금까지..

추가로 정리하는데도 1억 이상 들어가고

그냥 3년동안 투자금 다 날리고 적자메꾸는 비용 날라가고 정리하는데 돈 날라가고, 그동안 먹고 사는 생활비까지쓰고 나니

총 15억 손실

그 사장님은 지금 작은 사무실 하나.. 컨설팅회사.. 그 전에 했던거 연장선으로 하긴 하는데..

매출이 나는것도 아니고 안나는것도 아니고, 생활비도 안나오고 그전 인연들 만나지도 못하고 3년전 그 스마트하게 사업계획을 잡던 사업가이자 투자자였던 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갑자기 초라해진 60을 앞둔 아저씨가 되었어요

조용히 창업시장바닥에서 사라졌죠

결론: 창플 통찰, 자영업은 계획이 아니라 '현장 통제력'이다.. 사업가 놀이부터 멈춰라


문제는 그 3년동안 아무것도 배운게 없다는겁니다.

지금도 몰라요.. 내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를 알게 된것 빼고는 아무것도 몰라요

어디서 잘못됐는지 무엇을 했어야 했는지 .. 계획대로 되는게 아니구나만 알게 되었죠

이건 사실 특별한 사람 이야기가 아니에요

돈도 있었고 분석도 완벽했고 전문가도 썼고 매출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망했죠

이 분이 왜 망했는지에 대해서는 각자 판단할 필요가 있어요.. 중요한건 돈의 크기를 떠나서, 저 분처럼 창업을 시작하게 되면, 처음엔 어떨지 몰라도 궁극적인 생존과 유지가 안됩니다.

암튼 그렇습니다.

좀 .. 처음부터.. 사업가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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