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태의 몰락] 호프집의 종말—맥주 마진으로 버티던 시대는 끝났다, '공간 제공업'의 늪에서 탈출하라

지금.. 프랜차이즈 호프집들 총체적 위기상황


호프의 계보: 맥주가 주인공이었던 90년대 비어홀부터 쪼끼쪼끼의 전성기까지



프랜차이즈 호프집들의 총체적 위기에는 그저 단순한 흐름이라기보다는 대한민국 자영업의 흥망성쇠 그 자체라고 봐야 합니다.

왜 지금 프랜차이즈호프집들이 죽어가고 잇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면, 그 계보를 좀 알아야 해요

원래는 이 맥주를 마시러 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프랜차이즈라는게 상륙을 하게됩니다.

그당시 호프집들의 컨셉은 명확했어요

밀러타임.. 하이트광장.. 카스타운 그시절의 호프집은 그야말로 맥주를 마시기 위해 가는공간이었어요

당시에는 IMF때문에 힘들긴 햇지만, 통장에는 돈이 있던 시절이었고 퇴직금이라는게 오롯이 살아있었을때였죠

직장은 떨려났어도 부장님 정도로 나오면, 그래도 품위있게 카운터보면서 일하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예비창업자들은 요즘 창업자들과는 완전 다르게 대출받는걸 엄청 큰일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축률도 높았고 퇴직금도 두둑했죠

그래서 그 부류들이 창업을 했습니다. 아직 사농공상의 편견이 있던 시절 그래도 품위있게 보이던 창업이었습니다.

1차를 어디서먹던 얼큰하게 먹고 2차로 넘어가서 생맥주를 즐기던 문화

안주는 단순했어요

독일식 비어홀처럼.. 부어스트 소시지를 팔았죠 소세지,감자,마른안주..

맥주가 주인공이었고,안주는 관상용이었습니다. 아저씨들.. 직장인들 학생들 모조리 다 자리잡고 앉아서 생맥주를 즐겼습니다.

그러다가 호프집이 진화를 합니다.

대형호프집들보다 규모는 작더라도 안주가 괜찮은 맥주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죠

대표적인 브랜드가 쪼끼쪼끼였어요 대기업퇴직자들이 좀 큰평수를 했다면, 중소기업 퇴직자분들이 쪼끼쪼기.. 치킨쪽에서는 대표적으로 비비큐치킨을 창업을 했죠

당시 이 브랜드는 맥주를 마시는 환경을 바꿨죠 소주도 팔았고, 평소 지저분하고 위생관념없던 동네 쩐내나는 치킨집을 깔끔한 환경에서 먹을수 있게 바꿔놨죠

친절한 젊은 알바가 잇었고 치킨도 있었지만, 과일안주까지 대충 룸사롱이나 가야 나오는 안주들이 가성비있게 즐길수 잇게 한겁니다.

치킨집에서 파는 치킨이 더 쌌어도 세련된 메뉴판,이벤트배너 .. 뭔가 괜찮아.. 조금 더 주더라도 가치가 있었죠

그러다가, 점점 더 세련된 호프집에 대한 니즈가 보편화 되면서 맥주를 많이 파는 전략이 다양해지기 시작합니다.

비어캐빈,비어헌터.. 살얼음생맥주.. 이가 시릴정도의 차가운 맥주.. 너무 차가워서 술이 깨면서 취하는 많이 마시는 문화

그 시절 호프집의 수익구조는 단순했어요.. 시급 2500원짜리 파릇파릇한 대학생 알바들이 미친듯이 서빙하면서 마진좋은 맥주를 무지하게 많이 팔았죠.. 살얼음이라는 이름으로 맥주랑 물이랑 섞인 맥주임에도 그 새로운 경험에 열광했죠

1차와 2차의 통합: 가성비 안주와 요리 주점이 등장하며 바뀐 수익 구조


그러다가 언제나 그랬듯이 경기는 계속 안좋아지면서 2000년대 후반 들어서 1차와 2차를 나눠서 마시는 문화가 희석이 됩니다.

그래서 1차와 2차가 합쳐지는 호프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평수는 20평대로 작아졌고, 대신 다양한 전문적인 요리들을 내세운 브랜드들이 계속 나오기 시작합니다.

피쉬앤그릴,행님아,짱구야학교가자,유객주,이화주막,청송얼음막걸리등등 가성비안주에 일은 힘들어도 어떤 안주와도 잘어울리는 소주와 맥주 막걸리를 다 같이 파는 주점형호프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또 한쪽에선 누구나 즐겨먹는 치킨을 주제로.. 1차와 2차가 합쳐져서 세련된 어두컴컴한 바분위기에서 치맥을 즐기는 오꾸닭,오빠닭이 엄청난 대히트를 치게 됩니다.

1차밥도 되고 술도 되는공간

이 당시 전략은 명확했어요.. 체류시간이 길수록 매출은 증가하고, 여러사람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다양한 안주들이라서 테이블단가가 높았어요 회전율은 감소했더라도 쓰고가는 술의 양이 대단했죠

일은 빡셌어도 돈은 버는 구조였던겁니다.

그러다가 그 마저도 경쟁에 경쟁이 심해지고, 그 사이 도태된 가맹점주들이 없어지고, 그나마 퇴직금이라도 온전히 있던 시절에서 대출로 창업을 시키면서 투자금이 적게 드는 호프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돈이 적어진 창업자들을 위한 시장이 두가지로 갈리게 되는데..

하나는 치어스나 서유기같은 레스토랑펍들

특징은 집객상권이 아닌 동네상권에 들어갔기 때문에 평수는 넓고 대신 권리금은 없었죠

당시 동네로 침투하는 두개 브랜드가 바로 카페베네와 치어스같은 부류의 매장들이었는데..

원래는 오꾸닭이든 피쉬앤그릴이든 좀 괜찮은 술집가려면 지역 먹자상권정도는 가야했는데..

동네에 나름 세련되게 인테리어된 치어스나 서유기가 들어오다보니, 그 동네 사랑방이 된겁니다.

원래는 오꾸닭을 차리려면,

집객상권 좋은 입지에 들어가야 하다보니 보증금+권리금을 합치면 최소 1억5천~2억이 들었고 시설까지 하면 4억정도는 들어가야 안정된 매출을 낼수 있었는데..

카페베네와 치어스 서유기 이런 부류는 동네 무권리자리에 40평정도 되는 자리로 들어가다보니, 권리금없이 무권리에 보증금 5천만원정도.. 들고 시설비 1억5천정도 들어서 2억정도에 차릴수가 있었죠

어쨌든 호프수요는 충분히 있었으니까 수입맥주 3개 10000원에 파는 비턴같은 셀프수입맥주브랜드들도 나오게 됩니다.

어쨌든 오꾸닭은 4억드는데 2억에 끝낼수 잇었으니까..

그런데 동네상권에서는 40평 무권리에 2억에 오픈하는 브랜드들이 있었다면,

집객상권에서는 15평 작은 가게에 오픈하는 브랜드들이 마구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바로 스몰비어의 등장이었죠

봉구비어로 대표되는 스몰비어는 작은평수라서 시설비는 적게 들었어도 회전이 중요했기 때문에 집객력있는 곳에 들어갔어요

보증금과 권리금 합쳐서 1억정도 든다면, 시설비 1억정도 들여서 2억으로 차리던 브랜드였던겁니다.

나중에 포화상태가 되서, 그 집객력있는곳에 들어가야 할 스몰비어들이 집객력없는 동네상권까지 침투해서 한순간에 폭망하게 된거지만,

어쨌든 그렇게 두개의 부류들이 전성기를 맞으면서 어쨌든 돈버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여기서 포인트는, 두개컨셉 매장 다 술이 많이 나갔다는겁니다. 맥주가 나가야 돈이 되니까요

컨셉 소비의 늪: 유튜브와 SNS가 주도하는 '짧은 유행'에 휘둘리는 가맹점들


그러다가,

역전할머니맥주라는 컨셉형매장이 등장하게 됩니다. 싼안주 살얼음맥주... 이게 복고 빈티지컨셉에 들어맞아서, 젊은층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늙은층에게는 추억을 선사하게 됩니다. 젊은이들과 직장인들의 공존으로 히트를 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유튜브라는 매체가 발전하게 되면서, 사람들은 그저 아무곳이나 들어가는 호프집들을 가는게 아니라, 유튜브에서 막 뜨고 있는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컨텐츠소비를 하게 되는거죠

1943을 시작으로 인쌩맥주 범맥주 주카페 .. 역전할머니맥주를 카피한 복고매장들 김복남이나 크라운호프라던지..그리고 치어스같은 레스펍비슷하게 이것저것 다 파는 펀비어킹까지 이제 막 뜨는 브랜드에는 젊은층들이 몰리면서 힙하고 핫하고.. 몰리게 되고, 나머지 호프집들은 각자도생 나눠먹기시대..

그때부턴 온라인으로 퍼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맥주를 판다는 느낌이 아니라 컨셉을 소비하는 시대가 되어버렸고,오꾸닭이 지나간 치킨호프의 명맥은 생활맥주가 이어가고, 중간에 수제맥주들이 나오긴 했지만 컨셉소비가 끝난다음부터는 수제맥주도 지나가버렸고,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컨셉형 주점 용용선생이나 철길부산집같은 부류의 호프집들이 계속생겨나고, 호프의 고급화를 내세운 금별맥주까지 생기면서 이젠 컨셉이 없으면 안되는 시대가 되고,

그 컨셉과 컨텐츠소비의 기한이 점점 더 짧아져요.. 순식간에 소비하고 그 다음 컨셉소비할 준비를 하는 소비자들..

얼마전 타올랐다가 지게 된 생마차계열.. 맥주 1900원 닭날개 900원컨셉도 비슷한 사례고, 결국 물류공급형 꼬치맥주집.. 맥주를 팔아야 돈이되는 시장.. 완제품공급해서 기성품 데워서 에어후라이돌려서 나가는 구조..

이런 판이 되버린겁니다.

그러다보니 고객들은 그 컨셉형호프집들의 컨텐츠소비를 무지하게 빠르게 하고, 간판만 다르지 먹어보면 대충 다 비슷한 안주들.. 이젠 직접 모노마트에서 사서 해먹어도 되는 메뉴를 몇배 뜅겨서 판다는걸 알게 된 똑똑한 고객들은.. 이제 거기서 안주시켜먹는거 자체가 손해라는걸 인지하게 됩니다. 4개 10000원에 편의점에서 파는데 한잔에 5천원하는 맥주값도 이해가 안되고...


심야 커피숍의 비극: 맥주 추가 주문은 사라지고 '자리'만 지키는 손님들

그래서 결국 지금 호프집들은 심야커피숍이 되버린겁니다.

손님이 과거랑 비교해서 줄어들긴 했어도 일단 자리만 잘 잡았다면 손님들이 테이블자리를 잡고 앉아있는건 동일해요

손님도 있고 공간도 과거보다 더 좋아요 인테리어투자도 많이 했죠... 문제는 딱 하나..

매출이 안나와요

과거엔 이 호프집이라는곳을 들어가면 일단 시끄러웠습니다. 여기저기서 맥주 한잔 더 달라고 하고, 왜 안나오냐고 하고,

여기저기서 네 갑니다~라고 외치면서 역동적인 분위기의 호프집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한번 시키면 끝입니다.

이건 맥주소비를 하던 호프집이 공간소비를 하는 호프집으로 본질이 바뀐거에요

문제는 여기부터 시작인데..

매출이 안나오다보니, 결국 매출개선을 하기 위해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 그냥 메뉴추가에요

신메뉴출시..

저 브랜드에서 잘나가는 메뉴가 이거니까 이거 한번 해보시죠!! 공장영업사원이 본사에 오면 그거 집어넣는거죠

점주들은 매출안나온다고 아우성하면 본사가 할게 .. 메뉴추가밖에 없어요.. 그렇다고 개발할것도 아니고 어떤곳에서 얼마나 팔린다는 공장과 유통업자들의 제안이 오면 텍만 갈아껴서 납품하는거죠

그런데 그 메뉴들은 대부분, 원팩형이고 간단조리 조립형들이죠.. 그렇다고 프랜차이즈가 비싸게 팔면 안되니까 원가율이 높아요

안주가 나가도 재미가 없는거에요 안주 많이 시켜도 안남는다는겁니다.

그래서 맥주가 팔려야 돈이 되는건데.. 지금 거의 커피숍에서 커피마시듯 맥주를 마신다는거죠

식당이라면 그래도 인간적으로 1인1메뉴정도 하고 사이드메뉴도 하나 시키는데...

명색이 호프집.. 술집이다보니 안주 하나 시켜서 그냥 마감할때까지 맥주하나두고 이야기만 나누는겁니다. 주인이랑 같이 퇴근할판이에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 매장에서 탈출도 불가능해요

일단 손님이 아예 없는것도 아니에요 .. 또 가끔와서 고맙게 마구 마셔주는 아저씨들도 있긴 해요

매출이 낮으니까 메뉴추가등 .. 잔잔바리로 개선하려고 하지만 언발에 오줌누기라는것을 압니다. 그래도 어찌할수가 없어요

이미 그 매장에 다 투자했고, 지금 남는것도 아니고 버는것도 아니고 간신히 생활비 쓰면서 버티는 상황이라 재투자여력도 없어요

변화는 못합니다.

아싸리 망하는것도 아니고 돈도 못버는 상태에서.. 갑자기 신규매장이 나오면 몇달 확꺾인 매출때문에 적자에 충격먹어서 또 돈 꾸러다녀야 하는 상황..

딱 안죽을만큼 현금흐름만 있는 상태

특히 호프집은 구조상 원가가 높고, 각기 공정이 있어서 최소 3명~4명정도는 있어야 하는 고정비가 높은 구조인데..

다 없애고 그냥 주인혼자 직원한명가지고 하고 있다면 스스로 더 큰 매출에 대한 기대도 접은 상태라서.. 그저 버티고는 있지만 그냥 계속 말라죽는 상황


결론: 창플 통찰, 안 죽을 만큼만 버티는 '말라죽는 현금흐름'에서 벗어나라

결론적으로 지금의 호프집은 술집이 아니라,저녁에 운영하는 커피숍이라고 정의를 합니다.

소비구조가 바뀌었는데 바뀐환경에 그대로 가만히 있는 상황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공간제공업.. 심야에 공간을 제공하는 봉사를 하고 잇는 상황이라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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